민주당 “변명으로 일관하는 MB, 민주주의 파괴한 책임져라”

중앙일보

입력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다 기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바레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다 기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6개월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감정풀이인지 정치보복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며 반격에 나선 데 대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쇠퇴시킨 이 전 대통령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與 “댓글공작 몸통이 MB…귀국 후 검찰조사 응해야” #제윤경 “MB 결백하다면 귀국 후 檢 조사 적극 응할 것”

김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집권기간 정보수사기관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불법을 자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하기는커녕 온갖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자연스러운 집회를 좌파라고 몰며 국정원 등을 이용해 댓글 작업을 했다”며 “국가 예산을 우익 단체들에 지원해 국민 통합은커녕 국민을 두 세력으로 나누고 상호 증오하도록 한 과오는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자원외교 및 4대강 사업에 따른 예산 낭비, 근시안적 경제정책, 국군사이버사령부를 동원한 국민 상대 심리전 등을 이명박 정권의 과오로 제시했다.

김 대변인은 또 “그 최종책임자는 두말할 것 없이 이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며 “집권기간 불법을 기획하도록 지시하고 탈법을 자행하도록 사주한 전직 대통령으로서 일말의 양심도 없이 정치보복 운운하며 불법행위를 합리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자행된 실정에 대해 사과해야 하며 (바레인 일정을 끝내고) 귀국 후 검찰에 출두해 진실을 밝히고 사실관계에 따라 정치적ㆍ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같은 당 제윤경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은 MB가 민주주의를 유린한 대가를 치르기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전 대통령은 결백하다면 귀국 후 검찰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 원내대변인은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의 몸통이 MB라는 것은 관련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몸통을 조사하지 않고 실무자만을 수사하는 것은 그야말로 ‘환부’만 도려내는 것일 뿐 병의 ‘근본원인’을 치료한 것이라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5ㆍ18 혁명부터 지금까지 피를 흘리며 이룩한 민주주의를 MB 본인이 단 5년 만에 얼마나 후퇴시켰는지 자문해보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일제히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비난했다.

민병두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웬 변명과 투정이 이리도 심한가”라며 “MB가 ‘감정풀이나 정치적 보복이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국민은 ‘의심’이 아니라 ‘합심’하여 적폐청산을 지지하고 있다”고 썼다.

송영길 의원은 트위터에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인 “한 국가를 건설하고 번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나 파괴하고 쇠퇴시키기는 쉽다.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를 언급하면서, “MB 출국 기자회견을 보며 자기 고백을 듣는 것 같았다”고 비판했다.
전현희 의원은 트위터에 “적폐청산 없는 미래는 불의의 연장일뿐! 우리 국민이 켜켜이 쌓인 적폐덩어리를 등에 지고 미래로 갈 수는 없다”라고 썼다.

전재수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다스, BBK, 국정원, 군 사이버사령부, 4대강, 자원외교, 도곡동 땅 등등 이 전 대통령, 당신이야말로 탐욕의 화신이요, 적폐의 총본산인데 지금 이 상황을 정치보복이라 말합니까”라며 “나라의 미래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시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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