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의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상대 전력을 의식해 물러서지 않고 우리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미다.
신 감독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전 기자회견에서 "소집 전까지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았기 때문에 위축된 면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모인 이후 팀이 만들어지는 걸 지켜봤다"면서 "나도 마음이 편해졌다. 믿는 구석이 생기다보니 심적으로도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달 러시아와 모로코를 상대로 치른 두 차례 A매치 평가전에서도 경기력 난조가 이어졌다.
신 감독은 "콜롬비아가 강팀인 만큼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면서도 "수비에 치중하기보다는 같이 맞닥뜨려 공격할 부분은 공격하고, 조직력을 다지면서 최대한 실험하며 부딪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라는 종목이 경기력을 하루 아침에 만들어내는 건 쉽지 않다. 조직력을 극대화해야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온다"면서 "손흥민 활용법에 대해 토트넘 경기를 꾸준히 지켜보며 생각을 많이 했다. (손흥민은)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두 차례 평가전에서 실점이 많았던 것에 대해 "수비 조직과 미드필드진의 간격 유지 등 조직력을 다지는 훈련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고 해법을 설명한 신 감독은 "콜롬비아 선수들이 실력 면에서 한 단계 위인 것은 맞지만, 한 발 더 뛰면서 협력수비하고 상대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막아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유럽 원정처럼 쉽게 실점해선 안 된다.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석한 주장 기성용은 "오랜만에 한국에서 하는 A매치 평가전인데다 월드컵을 앞두고 좋은 팀과 맞붙게 돼 기대가 크다"면서 "결과를 떠나 준비한 것을 그라운드에서 모두 보여줄 수 있게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콜롬비아 선수들은 영상으로 충분히 파악했다"고 언급한 그는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인 만큼, 일대일 상황에서 더 강한 협력수비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지난달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K리그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제 부를 수 있는 모든 선수들이 모였다. 팀이 조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이번 2연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면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그러다보면 팬들도 다시 대표팀에 대해 기대감을 갖게 될 것"이라며 "모든 건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거듭 선수들의 책임감을 일깨웠다.
축구대표팀은 1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맞대결한다. 이후 장소를 울산문수경기장으로 옮겨 오는 14일 동유럽의 강호 세르비아와 또 한 번의 평가전을 치른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