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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치료제 ‘알로푸리놀’, 심각한 부작용 피하려면?

중앙일보

입력

통풍은 체내 독소인 요산이 관절에 쌓여 통증을 유발하는 병으로, 지난해에만 37만명이 넘게 앓았다. 치료제 '알로푸리놀'을 사용할 때에는 본인이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중앙포토]

통풍은 체내 독소인 요산이 관절에 쌓여 통증을 유발하는 병으로, 지난해에만 37만명이 넘게 앓았다. 치료제 '알로푸리놀'을 사용할 때에는 본인이 특정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 미리 확인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중앙포토]

통풍·만성신부전 치료제 ‘알로푸리놀’을 투여할 때, 사전에 유전자 검사를 하면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HLA-B*5801’이라는 특정 유전자 보유 여부에 따라 의약품을 선택하면 된다.

통풍·만성신부전 치료제 '알로푸리놀' #'HLA-B*5801' 유전자 있으면 사용말아야 #'중증피부이상반응' 생길 수 있어 #전신 피부 벗겨지고 내부 장기 손상 #연구결과, 해당 유전자 없으면 부작용 0건 #식약처 "유전자 검사 후 의약품 선택 권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전자 검사로 ‘HLA-B*5801’(인간백혈구항원 B형 중 한 유형) 보유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해당 유전자가 없는 환자만 ‘알로푸리놀’을 복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9일 밝혔다.

알로푸리놀은 통풍이나 고뇨산혈증(요산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않고 혈액에 축적된 상태)을 동반한 만성신부전 환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보험약가가 저렴해 대체 약품에 비해 사용빈도가 높다. 연간 3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지난해 국내 생산실적이 67억에 달한다.

알로푸리놀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중증피부이상반응이 있다. 발생률은 0.4%로 높진 않지만 증상이 매우 치명적이다. 전신에 빨갛게 발진이나 물집이 생기고, 화상처럼 피부가 다 벗겨지고 내부 장기 손상까지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식약처는 지난해 기준 37만명을 돌파한 통풍 환자와 19만명에 달하는 만성신부전 환자가 안전하게 알로푸리놀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작용 연구를 진행했다. 2016~2017년 국내에서 고뇨산혈증이 있는 만성신부전을 앓은 542명이 대상이었다.

연구 결과, HLA-B*5801 유전자 유무를 기준으로 약물을 선택하면 부작용을 피할 수 있었다. 식약처는 환자에 알로푸리놀을 투여하기 전에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 HLA-B*5801 유전자가 없는 환자 503명에게는 알로푸리놀을 3개월 이상 지속 투여했고, 해당 유전자가 있는 39명에게는 대체 약물을 투여했다. 그 결과, 중증피부이상반응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HLA-B*5801 유전자 보유 빈도는 국가와 인종에 따라 다르다. 서양인과 일본인은 1~2%에 불과하지만 한국인은 12.2%가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 알로푸리놀을 사용할 때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가 된다. 중국·인도는 약 20%로 한국보다도 더 높다.

식약처는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통풍·고뇨산혈증 환자가 알아둬야 할 내용을 담은 안내서를 전문가용과 환자용으로 나누어 발간한다. 안내서에는 ▶알로푸리놀 투여에 따른 중증피부이상반응과 유전자의 연관성 ▶알로푸리놀 투여 전 유전자 검사의 유용성 등의 내용이 담긴다. 해당 안내서는 식약처 홈페이지(mfd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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