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교회 총기난사’ 사망자 명단에 8개월 태아 포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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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 수사당국이 사건현장인 침례교회 앞에 걸린 성조기를 조기로 바꿔달고 있다. [AP=연합뉴스]

텍사스주 수사당국이 사건현장인 침례교회 앞에 걸린 성조기를 조기로 바꿔달고 있다. [AP=연합뉴스]

텍사스 남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주 정부가 희생자들의 신원을 공식 확인했다고 미국 언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총 26명의 사망자 중에는 아직 태아도 포함됐다.

칼린 브라이트 '빌리 밥' 홀콤브라는 이름이 이번 사건의 희생자 명단에 들어갔다. 빌리 밥은 태명이다. 해당 희생자는 어머니인 크리스털 마리 홀콤브의배 속에 있는 태아를 지칭한다는 게 주 당국의 설명이다. 어머니 홀콤브 역시 숨졌고, 태아는 8개월이었다.

주 당국은 태아를 포함해 사망자가 26명이라고 밝혔다. 병원으로 옮긴 뒤 숨진 에밀리 가르시아(7)를 제외한 25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태아가 사망자 수 집계에 포함된 것은 텍사스주가 2003년부터 태어나지 않은 배 속의 아이도 범죄 피해자로 인식하도록 한 주법에 따른 것이다. 미국에서 태아 살해 관련 법률을 적용하는 주는 텍사스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네바다, 플로리다, 애리조나, 콜로라도 등 38개 주에 달한다. 텍사스는 가장 먼저 태아 살해 관련 법률을 채택한 주 가운데 하나다.

미국 USA투데이는 숨진 총격범 데빈 켈리가 만약 죽지 않고 체포됐다면, 그에게 태아 살해 혐의가 추가됐을 것으로 봤다.

이번 사건은 인구가 400여명에 불과한 서덜랜드 스프링스 마을의 한 침례교회에서 발생했다. 26명이 공식 사망함에 따라 마을 인구의 상당수가 목숨을 잃는 참사가 됐다. 특히, 이번 사망자 집계에 포함된 태아와 그의 어머니 홀콤브의 경우 아들과 며느리, 손주 등 일가족이 숨지는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홀콤브는 이 집안의 며느리였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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