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5㎏ 반려견은 외출시 입마개 착용…경기도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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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년부터 경기도에선 15㎏ 이상의 반려견을 데리고 외출할 경우 개에게 입마개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목줄의 길이도 2m 이내로 제한된다. 입마개 착용 대상 반려견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목줄 길이를 제한한 것은 경기도가 처음이다.

지난달 22일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한강시민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달 22일 시민이 반려견과 함께 한강시민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기도는 이런 내용을 담은 '반려견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5일 밝혔다.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의 반려견 안전 관리 조항이 애매모호해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경기도, 반려견 안전관리대책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 #15㎏ 반려견엔 입마개 착용, 목줄 길이는 2m 이내 #어기면 최대 50만원 과태료 부과 #입마개 착용 개 대상 명시한 것은 경기도가 처음

현 시행규칙을 보면 입마개를 착용해야 하는 맹견은 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로트와일러와 그 잡종과 그 밖에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큰 개 등 6종으로 한정하고 있다.

현재는 별도의 무게 규정은 두지 않으면서 대형견과 외출하면서도 입마개를 착용시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또 목줄의 길이도 '다른 사람에게 위해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의 길이를 유지'하라고 애매하게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 장진영 기자

지난달 22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서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있는 시민들. 장진영 기자

이에 경기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이틀간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먼저 반려견 물림 사고가 왜 발생하느냐는 질문엔 응답자의 60%가 "외출 전 안전조치(목줄이나 입마개 등)를 하지 않는 등 선진 애견문화 정착이 되질 않아서"라고 답했다.

이어 관련 법·제도 미흡(19%), 맹견 등 반려견 등록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서(15%), 주변 환경이 개를 공격적으로 만들어서(5%) 등이었다.

[자료 경기도]

[자료 경기도]

물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43%가 "공공장소의 반려견 입마개·목줄 의무화 등 기준·단속"을 주장했다. 견주 처벌 강화(25%), 안전교육 의무화(16%) 등의 대안도 이어졌다.

특히 "반려견과 외출 시 입마개 착용 의무화"에 대해선 응답자의 92%가 찬성했다. '모든 반려견 대상 의무화'가 44%, '공격성 높은 품종에 한해'가 48%였고 '입마개 착용 반대'는 8%였다. 개를 키우는 반려인들도 88%가 의무화에 찬성했다.

개에 물림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처벌 기준에 대해서도 81%가 "강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현재 기준이 적절하다.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8%밖에 안 됐다. 반려인들도 67%가 처벌기준 강화에 찬성했다.

[자료 경기도]

[자료 경기도]

반려인·비반려인 갈등 해소 정책으로는 '물림 사고 발생 시 체계적 대응 시스템 확립(27%)', '반려동물 문화교실 등 정기적인 도민 안전관리 홍보·교육 실시(27%)', '반려견 놀이터 설치(19%)' 등을 꼽았다.

경기도는 동물보호단체와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해 일반인들이 위협을 느낄 정도의 개의 무게가 15㎏가량이고, 개 주인이 반려견을 신속하게 제압할 수 있는 목줄 길이가 2m라고 봤다. 또 이를 어길 시 1차 10만원, 2차 20만원, 3차 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할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도내 전체 가구의 20.5%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관련 법이 애매모호해 전문가 등의 의견을 조합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른 시일 내 조례 개정 등을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료 경기도]

[자료 경기도]

경기도는 조례 개정과 함께 올해 말부터 내년 말까지 성남·안양·안산·김포·용인·시흥 등에 반려견 놀이터(사업비 1억5000만원)를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도가 직접 주최하는 '반려동물 문화교실'도 내년부터 시·군 여건에 맞는 '지역 맞춤형 반려동물 문화교실'로 전환·운영하기로 했다.

반려동물 복합문화공간인 '여주 반려동물테마파크'도 서둘러 조성한다. 테마파크는 여주시 9만5100㎡ 부지에 연면적 10만5212㎡ 규모로 반려동물 분양·관리·보호·교육 등을 위한 건물 동과 다목적 잔디광장을 내년 10월까지 만드는 사업이다.남경필 경기지사는 "인간과 반려동물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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