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GS회장 전 계열사에 “인도시장 잡아라”특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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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을 인도로 불러모았다. 중국에 이어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를 핵심 해외 거점으로 판단하고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사업의 전진기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인도 뉴델리서 첫 사장단회의 소집 #"7%대 성장하는 전략적 가치 큰 나라" #GS칼텍스·GS홈쇼핑 등 가시적 성과

 GS그룹은 지난 1~2일 인도 뉴델리에서 허창수 회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GS그룹은 2011년 중국을 시작으로 매년 싱가포르·베트남 등 성장이 기대되는 해외 시장에서 사장단회의를 열고 있다. 올해는 인도를 낙점했다.

 허 회장은 “인도는 연평균 성장률 7%대의 거대 내수 시장이 있고 중동·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등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큰 나라”라며 “그동안 인도에서 쌓은 현지화 경험과 신뢰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의 수익을 늘리고 새로운 사업에 적극 진출해달라”고 당부했다.

허창수 GS 회장이 지난 1일 GS홈쇼핑의 인도 합작 홈쇼핑 ‘홈샵18’ 스튜디오를 방문해 국내 중소기업 이엔엠이 수출한 마스크팩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사진 GS]

허창수 GS 회장이 지난 1일 GS홈쇼핑의 인도 합작 홈쇼핑 ‘홈샵18’ 스튜디오를 방문해 국내 중소기업 이엔엠이 수출한 마스크팩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사진 GS]

 GS그룹은 최근 몇 년간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그룹의 해외매출은 2004년 7조1000억원(전체 매출의 30%) 수준에서 2016년 26조3000억원(전체 매출의 50.9%)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인도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시장이다. GS칼텍스의 경우 2010년 설립한 뭄바이 인도법인 매출이 6년 만에 7배 이상 증가했다. 약 4조원에 이르는 현지 윤활유 시장을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GS칼텍스는 향후 델리와 벵갈루루 지역 등으로 영업 네트워크를 강화해 판매 지역을 늘려갈 방침이다.

 GS홈쇼핑이 지분투자로 참여하고 있는 인도 최초 25시간 홈쇼핑 채널인 ‘홈샵(Homeshop)18’은 현재 인도 시장에서 홈쇼핑 1위, 인터넷 쇼핑 2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한 상품을 현지에 수출하는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 회장은 “GS는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 수출과 해외사업 확대를 지원하는 등 상생 비즈니스 모델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GS홈쇼핑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홈쇼핑은 지난해 해외 합작 홈쇼핑사를 통해 3000억원 규모의 한국 상품을 취급했는데 이 가운데 80%가 중소기업 제품이었다.

 이 밖에 GS건설은 델리와 뭄바이에 설계법인을 설립했고, GS글로벌은 철강 중심으로 무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만 인도 시장은 아직 성장 잠재력에 비해 경제 성장률이 부진해 그동안의 투자가 완전히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허 회장은 해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역설했다. 그는 “인도 시장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그 지역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전문성을 가진 현지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급증하는 인도 중산층의 구매력에 대응하려면 혁신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갖춰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장단회의에는 허 회장을 비롯해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허명수 GS건설 부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하영봉 GS에너지 부회장, 정택근 ㈜GS 부회장, 손영기 GS E&R 부회장, 허연수 GS리테일 사장, 김병열 GS칼텍스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해 인도를 비롯해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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