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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설계구조라 안전에 취약” 입방아에 오른 김주혁 차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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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30일 오후 서울 삼성동 주상복합 건물 계단아래로 추락한 배우 김주혁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김주역은 이날 차량을 타고 서울 삼성동 도로를 달리다 다른 차량과 출돌했다. 이로 인해 김주혁이 몰던 차량은 주변 아파트 중문 벽을 들이 받고 계단 밑으로 추락하며 전복됐다. 김주혁은 이 사고 숨졌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오른쪽은 지바겐과 함께 사진을 찍은 김주혁의 생전 모습[중앙포토]

경찰이 30일 오후 서울 삼성동 주상복합 건물 계단아래로 추락한 배우 김주혁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김주역은 이날 차량을 타고 서울 삼성동 도로를 달리다 다른 차량과 출돌했다. 이로 인해 김주혁이 몰던 차량은 주변 아파트 중문 벽을 들이 받고 계단 밑으로 추락하며 전복됐다. 김주혁은 이 사고 숨졌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오른쪽은 지바겐과 함께 사진을 찍은 김주혁의 생전 모습[중앙포토]

배우 고(故) 김주혁이 30일 교통사고로 숨진 가운데 사고가 난 차량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김씨가 탑승한 차량은 메르세데스 벤츠의 G63 AMG 차량으로, 흔히 지바겐(G-Wagen)으로 불린다. 독일어 지란데바겐(Geländewagen) 줄임말로 길 없는 들을 횡단하는 차량을 의미한다.

지바겐의 70년대 초기 모델[사진 위키피디아]

지바겐의 70년대 초기 모델[사진 위키피디아]

 지바겐 시리즈는 1979년에 처음 출시된 후 현재까지 설계 자체에 거의 변함이 없다. 79년 첫 모델도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인 1937년 다임러-벤츠에서 만든 메르세데스 벤츠 G5에서 따왔다.

전문가 “더 안전한 차라도 사고 피하기 어려웠을 듯”

 가격은 한 대당 2억원 정도로 국내에서는 차범근 전 감독이 독일에서부터 애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배우 원빈과 가수 홍진영도 지바겐을 타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오스트리아 출신 할리우드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애용한다. 지바겐은 독일 벤츠 본사에서 생산하지 않고,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 마그나 슈타이어에서 위탁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수 홍진영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지바겐 사진. 방송에서도 소개됐다.[사진 홍진영 인스타그램, 벤츠 홈페이지, MBC]

가수 홍진영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지바겐 사진. 방송에서도 소개됐다.[사진 홍진영 인스타그램, 벤츠 홈페이지, MBC]

 네티즌들은 김주혁의 사고 이후 “기본설계가 1970년대에 이루어진 찬데 요즘 기준으로 보면 안전에 상당히 취약하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차체가 높아 차량 무게 중심이 위에 있어 옆으로 구르기가 쉽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김주혁의 사고 영상을 보면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코엑스에서 경기고 방향)에서 돌진한 뒤 아이파크 삼성아파트 정문 앞 계단으로 처박히는 모습이 담겼다. 계단은 직진 방향에서 우측으로 경사가 져 있었고, 사고 직후 사진에서도 지바겐은 오른쪽으로 90도 뉘여 있었다.

배우 김주혁씨가 30일 교통사고로 차량이 전복돼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배우 김주혁씨가 30일 교통사고로 차량이 전복돼 사망했다. 사진은 사고 차량의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바겐보다 안전한 차라도 이번 사고와 같은 상황에서는 사고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전복방지장치(RPD)가 달린 유사한 크기의 SUV라고 할지라도 저런 고속에서 경사로로 돌진하면 옆으로 구르게 된다”며 “측면에서 충격이 오기 때문에 에어백이 터지지 않을 가능성이 큰 데다 터지더라도 운전자 옆을 보호하기 어려워 뇌출혈이나 경추 골절이 오기 쉽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 시스템.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 시스템. [사진 현대모비스]

 최근 현대모비스에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개발해 운전자가 바깥으로 튕겨 나가는 충격에도 대비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은 상태다.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은 선루프 뒤쪽에 설치된다. 차량이 전복되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에어백이 터진다. 약 0.08초 만에 차량 선루프 공간을 덮어 승객을 보호한다. 이는 측면 충돌 사고가 났을 때 창문을 따라 길게 펼쳐지는 커튼 에어백과 비슷한 방식이다. 현대모비스는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종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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