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ISS 우주인과 영상통화…“우주에서 보는 지구는 어때요?”

중앙일보

입력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는 우주인들과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무는 우주인들과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우주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담소를 나눴다.

 교황은 26일 ISS에 체류하는 우주인들과 이뤄진 20분 간의 영상 통화에서 “우주에서 보는 인간의 자리는 어떠하냐”는 질문을 했다. 또 우주인이 된 동기를 묻기도 했다. 역대 교황이 ISS의 우주인과 통화를 한 것은 2011년 교황 베네딕트 16세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번째다.

 ISS 우주인의 대장 격인 미국인 랜돌프 프레스닉은 “우주에서 사람들은 형언할 수 없는 지구의 아름다움을 보지 않을 수 없고,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보는 지구는 평화롭고 고요하다. 국경도, 분쟁도 없고, 단지 평화롭다”며 “여기선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연약한지를 깨닫게 된다”고 덧붙였다.

26일 교황이 ISS와 소통하고 있는 유럽우주기관 관계자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6일 교황이 ISS와 소통하고 있는 유럽우주기관 관계자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러시아 우주인인 세르게이 라쟌스키는 소련 시절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발사 작업에 관여한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우주인이 됐다고 교황에게 밝혔다.

 이탈리아 우주인 파올로 네스폴리는 교황의 질문에 대해 “자신은 인간의 운명에 대해 성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도 “인간보다 더 큰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끔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교황과 같은 사람들도 우주에 나올 수 있게 되길 바란다”며 “이런 일은 미래에 틀림없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구 400㎞ 상공의 궤도를 돌고 있는 ISS는 과학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주된 임무이며, 2000년부터 세계 각국의 우주인이 거쳐 갔다. 현재는 미국인 3명, 러시아인 2명, 이탈리아인 1명 등 모두 6명이 탑승해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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