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재첩 못 먹나요?…외래종 조개 출현으로 수확량 대폭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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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섬진강 하류 재첩 수확량이 예년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중앙포토]

최근 섬진강 하류 재첩 수확량이 예년보다 20% 가량 감소했다. 사진은 섬진강 재첩(왼쪽)과 재첩을 수확하는 모습. [중앙포토]

섬진강 재첩 수확량이 예년보다 2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어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먹을 수 없는 쇄방사늑조개 때문에 #20% 이상 감소

최근 섬진강 일원에서 외래종인 ‘쇄방사늑조개(Potamocorbula amurensis)’가 많이 번식하면서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쇄방사늑조개는 생태계 상위 포식자에게 셀레늄을 농축시키고 갯벌 플랑크톤도 대량으로 섭취해 다른 물고기나 조개류가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유해해양생물으로 알려졌다. 모래펄이나 갯벌에서 번식할 경우 서식밀도가 높아 재첩 생산지가 잠식당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섬진강에서는 5개 어업계가 공동으로 재첩을 수확하는데 10월 들어 쇄방사늑조개가 60%, 재첩이 40% 가량 잡히고 있다. 전북 부안의 계화도에 많이 서식한다고 해서 일명 ‘계화도 조개’로 불리는 이 조개는 먹을 수가 없다.

광양시는 외래종 조개로 올해 재첩 생산량은 지난해 700t보다 20% 가량 줄어든 550t가량으로 예상했으며 소득도 16억원에서 13억원으로 줄 것으로 내다봤다.

광양시 관계자는 26일 “올해 5∼8월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외래종 조개가 급속하게 번식한 것 같다”며 “국립수산과학원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진강ㆍ낙동강 등의 유역에서 생산되는 재첩은 작고 까만 삼각형 모양으로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곳에서 자란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간기능을 개선하고 눈을 맑게 하는 데 효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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