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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연이틀 ‘호남’ 행보…‘광주 시구’이어 여수 시도지사간담회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전남 여수컨벤션 센터에셔 열린 제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명실상부한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새로운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2 국무회의를 제도화하고, 자치입법권·자치행정권·자치재정권·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 자치권을 헌법화하겠다”며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하는 내용도 헌법에 명문화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 동안 해왔던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분권형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언급보다 구체화된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남 여수시 수정동 여수엑스포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 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전남 여수시 수정동 여수엑스포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 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개헌과 별도로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확대하겠다”며 “주민투표 확대, 주민소환 요건 완화 등 주민직접참여제도도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지방재정 분권을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3으로 이루고, 장기적으로 6:4 수준이 되도록 개선하겠다”며 “자치경찰제와 교육지방자치 등 지방자치의 영역도 확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여수 엑스포 홀에서 열린 제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을 마친뒤 지방자치박람회 전남부스에서 1000원 택시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여수 엑스포 홀에서 열린 제5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을 마친뒤 지방자치박람회 전남부스에서 1000원 택시를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에 앞서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열린 17개 시·도지사 간담회에도 참석했다. 지난 6월 첫번째 청와대 간담회에 이어 두번째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취를 주목받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도 간담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이들과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지방 분권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헌안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시도지사 간담회에 보고된 '소방직 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추진 방안'과 관련해 “국가가 져야 할 당연한 의무이자 최고로 소중한 가치”라며 “그동안 소방공무원이 겪어야 했던 처우 문제, 또 지역 간 인력ㆍ장비 격차 등도 이번 기회에 해소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이 끝난 뒤엔 여수 수산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1월 여수 수산시장 화재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도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광주광역시 기아챔피언스 필드를 찾아 시구를 하는 등 이틀 연속 호남을 방문했다. 취임 후 호남 방문은 이날이 다섯번째다. 앞서 지난 5월 광주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과 전북 군산에서 열린 바다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6월에는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연이틀 호남 방문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 선거를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호남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민의당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방문이란 것이다. 최근 국민의당에선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내분이 일어 당 중진들과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까운 구 동교동계 원로들의 이탈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야당에선 “문 대통령이 내년 선거를 의식해 지방 방문 횟수를 늘리고 분권형 개헌 등의 공약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 지방을 돌며 간담회를 더 열게 될 것”이라며 “평창 겨울올림픽과 맞물려 강원도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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