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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원 측 '개에 녹농균 없다' 소견서에 한일관 대표 유가족이 보인 반응

중앙일보

입력

가수 최시원씨와 그가 기르던 프렌치 불도그(오른쪽).

가수 최시원씨와 그가 기르던 프렌치 불도그(오른쪽).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씨 가족의 반려견(프렌치 불도그)에 물린 뒤 숨진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53·여)씨의 혈액에서 '녹농균'(綠膿菌)이 발견되자 논란이 더욱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씨 가족은 동물병원에서 이 개를 자체 검사해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사의 소견서와 진료기록을 이날 반려견 관련 행정당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씨 가족은 올해 8월 초 이 개에게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혔다고 한다.

개물림 사망 '녹농균' 논란 #김씨 형부 "여론 뭇매에 탈출구 찾는 듯"

김씨 형부 A씨는 2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씨 측이 반려견에서 녹농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서류를 제출한 데 대해 "사과할 때는 그런 식의 주장을 하지 않아 당황스럽다"며 "여론의 뭇매가 사납다 보니 나름의 탈출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수의사 소견서 같은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라며 "사고 당일 이후 반려견 입속을 깨끗이 하고 검사를 받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씨가 최씨 반려견에 물린 그 날도 똑똑하게 기억했다. A씨는 김씨가 진료를 받았던 서울 백병원 의사다.

A씨는 "물린 상처가 깊어 깊게 살이 패였고 안에 피가 찬 상태였다"며 "처제는 평소 지병도 없었고 활동적인 건강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그렇게 건강한 사람이 개에게 물려 6일 만에 숨졌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녹농균 검사 소견은 사망 후 4일째인 화요일(10일)에 나왔다. A씨는 "피와 가래는 물론이고 온몸에서 녹농균이 나왔다"며 "그때야 개에 물려 생긴 감염증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A씨는 부검과 수사 의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이 병원 원장에게 '고인의 온몸을 헤집고 다시 꿰매야 하는데 괜찮겠냐'고 말했다고 한다"며 "이 말을 듣고 부검을 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최씨 측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이유로 "형을 받게 되도 형량이 낮다고 하고 돈이 급한 집안도 아니다. 실익도 없는 법적 다툼을 몇년씩 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진실한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 밝혔다.

최씨 측은 몇번이나 김씨 유가족에 정중히 용서를 구했다고 한다. 합의 제안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합의 제안이 왔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합의금 액수에 대해서는 밝힐 수는 없지만 상식 수준의 돈이지 거액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A씨는최씨 반려견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안락사는 최씨 쪽에서 선택할 문제"라며 "며칠 전 멀리 지방으로 보냈다고 들었다. 그쪽 입장도 이해가 된다"고 했다.

김씨는 개에게 물린 지난달 30일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아 파상풍 치료 주사를 맞는 등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며, 이후 통원치료를 받다가 이달 6일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숨졌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정황만으로는 김씨가 언제, 무엇 때문에 녹농균에 감염됐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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