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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치·잉융 … 시진핑의 측근 ‘시자쥔’ 중앙위도 장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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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4일 끝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이름과 사상이 ‘시진핑 신시대 사상’이란 명칭으로 공산당 최고 규범인 당장(黨章)에 삽입됐다. 그의 위상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에 필적할 정도로 높아졌음이 드러난 것이다. 당대회에 참석한 시 주석(왼쪽)과 장쩌민 전 주석. [EPA=연합뉴스]

24일 끝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이름과 사상이 ‘시진핑 신시대 사상’이란 명칭으로 공산당 최고 규범인 당장(黨章)에 삽입됐다. 그의 위상이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에 필적할 정도로 높아졌음이 드러난 것이다. 당대회에 참석한 시 주석(왼쪽)과 장쩌민 전 주석. [EPA=연합뉴스]

중국의 절대권력자로 등장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 세력을 뜻하는 시자쥔(習家軍)이 대거 공산당 중앙위원으로 진출했다. 24일 19차 당대회 폐막과 함께 새로 구성된 204명의 중앙위원회는 시자쥔의 약진이 뚜렷했다. 반면 공산주의청년단 계열은 세력이 약화됐다. 시진핑 권력이 한층 더 공고해졌다는 의미다.

새 중앙위원 204명 들여다보니 #차이·잉, 시진핑과 지방근무 인연 #정치국원 ‘2단계 로켓승진’ 가능성 #시진핑계 군사령관도 대거 진입 #리잔수·자오러지 상무위원 유력 #자오, 기율위 서기 선출 확실시 #리위안차오 국가부주석 등 #공청단 대표주자는 밀려나

차이치

차이치

시자쥔의 약진을 보여주는 대표적 인물은 차이치(蔡奇·62) 베이징시 서기와 잉융(應勇·60) 상하이 시장이다. 수도 베이징의 1인자와 경제중심지 상하이의 2인자인 두 사람은 중앙위원도 후보위원도 아닌 양비(兩非) 당원, 즉 평당원을 졸업했다. 이들은 25일 열리는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중앙위원을 뛰어넘어 일거에 정치국원까지 오르는 ‘로켓 승진’도 점쳐진다.

차이는 푸젠(福建)성에서 근무하던 1980년대에 부임해 온 시 주석과 만나 인연을 쌓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저장(浙江)성으로 옮겨가면서 친분이 깊어졌다. 시 주석은 저장에 있던 그를 끌어올려 안전위원회 판공실 주임 → 베이징 대리 시장 → 시장 → 서기로 벼락출세 가도를 달리게 했다. 파출소 말단 공안으로 공직을 시작한 잉 시장도 상하이 서기 시절의 시 주석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잉 시장은 상무위원 승진이 예상되는 한정(韓正) 상하이 서기의 바통을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럴 경우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등 ‘상하이방(幇)’의 아성인 상하이를 시자쥔이 접수하게 된다.

잉융

잉융

이밖에 시 주석의 지방 근무 시절 부하 출신인 딩쉐샹(丁薛祥·55) 중앙판공청부주임과 황쿤밍(黃坤明·61) 중앙선전부 부부장도 중앙위원에 안착했다. 이들 역시 1중전회에서 정치국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현직 지방서기 가운데 시 주석의 측근인 리창(李强·58) 장쑤(江蘇)성 서기와 리시(李希·61) 랴오닝(遼寧)성 서기도 이번에 중앙위원이 됐다.

올 2월 시 주석에 의해 임명된 중산(鐘山) 상무부장과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장 등 시 주석의 측근 경제 수장들도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 총장을 하다 시 주석에 의해 환경부장으로 발탁된 뒤 베이징 부시장으로 옮긴 천지닝(陳吉寧)도 이번에 처음 중앙위원이 됐다.

공청단파는 대표주자 두 사람이 중앙위에서 밀려난 게 눈에 띈다. 정치국원인 리위안차오(李源潮·67) 국가 부주석은 7상8하(67세는 승진하고 68세는 퇴직하는 관례)를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위원회 잔류에 실패했다. 5년 전 위정성(兪正聲·72) 정협 부주석에게 밀려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한 데 이어 두 번째 분루를 삼켰다. 몽고족 양징(楊晶·64) 국무원 비서장의 탈락도 의외다. 그간 리커창 총리와 국무원 등에서 호흡을 맞춰 일하며 정치국 진입을 노렸으나 중앙위원에서도 밀려났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측근 정치국원인 장춘셴(張春賢·64) 중앙당건설공작영도소조 부조장은 잔류에 성공했다. 지난해 3월 시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투서의 배후로 알려지면서 한직으로 밀려났지만 계파간 균형 차원에서 중앙위에 남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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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볼 때 19기 중앙위원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5년 전 117명(57%)이었던 신인 숫자는 97명(47.5%)으로 줄었다. 여성 위원은 10명으로 18기와 같았다. 인민해방군 출신은 36명(17.6%)으로 숫자상으론 18기(41명)와 큰 변화가 없지만 물갈이 폭이 컸다. 시 주석의 군 개혁과 군 부패 청산에 따른 인사 수요가 컸기 때문이다. 시 주석에 의해 발탁된 딩라이항(丁來杭·60·중장) 공군사령관, 선진룽(沈金龍·61·중장) 해군사령관, 저우야닝(周亞寧·60·중장) 로켓군사령관 등이 중앙위원에 올라 중앙군사위 위원 자리를 노리게 됐다. 시 주석과 부자 2대에 걸친 인연을 맺고 있는 장유샤(張又俠·67) 상장은 중앙위원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의 승진이 점쳐진다.

외교 분야에서는 양제츠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모두 중앙위원으로 남았다. 양 위원은 외교담당 부총리 승진설도 나온다. 왕 부장의 거취는 불확실한 상태다. 당 외교를 담당하며 외사영도소조의 일원인 쑹타오(宋濤) 대외연락부장이 중앙위원이 되면서 다음 보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 주석의 측근인 리잔수(栗戰書·67) 중앙판공청 주임, 자오러지(趙樂際·60) 중앙조직부장을 비롯해 상무위원 후보 거명자들은 모두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자오 부장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선출이 확실시 된다.

반면 유임설이 돌던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위 서기를 포함해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현임 상무위원 5명이 7상8하 원칙에 따라 중앙위원직을 내놓고 은퇴하게 됐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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