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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12명 무더기 기권 … KLPGA 메이저 권위에 흠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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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첫날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항의 농성을 하는 KLPGA 선수들. [사진 이데일리 골프in]

첫날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항의 농성을 하는 KLPGA 선수들. [사진 이데일리 골프in]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8억원·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장)이 파행 운영 속에 22일 막을 내렸다. 첫날부터 프린지(그린 주변구역)를 둘러싼 논란으로 1라운드 경기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더니 최종 3라운드를 앞두고는 항의의 뜻으로 12명의 선수가 무더기로 기권했다. 프로 8년차의 조윤지(26·NH투자증권)와 올시즌 상금랭킹 2위 김지현(26·한화), 지난 7월 카이도 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박신영(23·동아회원권) 등이 경기를 포기했다. 또 2013년 이 대회 챔피언 이승현(26·NH투자증권)은 최종 3라운드 18개 홀을 다 돈 이후 스코어카드에 서명하지 않아 자진 실격당했다.

김해림 대회 2연패 뒷맛 씁쓸 #프린지 둘러싼 논란에 1R 취소

김해림(28·롯데)이 합계 4언더파로 우승해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지만 입맛이 씁쓸하게 됐다. 우승상금은 1억6000만원. 그러나 거듭된 파행 운영으로 메이저 대회의 권위에 큰 흠집을 남기게 됐다. 여자프로골프협회의 졸속 행정과 수준 낮은 경기 운영에 대한 선수들의 불만도 위험 수위다. 조윤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KLPGA투어에서 8년째 뛰면서 골프 선수가 되길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8년 만에 처음으로 ‘내가 이 투어에서 뛰는게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런 논란이 계속된다면 내년에도 이 대회가 계속 열릴지 우려하는 이도 있다.

KLPGA에서 선수들의 집단 행동으로 한 라운드 전체 경기가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미국의 골프채널은 “경기위원회의 오판으로 인한 불합리한 경기 운영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골프위크는 “KLPGA 메이저 대회가 3라운드 경기로 열리게 됐다. 날씨 탓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단독 4위(합계 이븐파)에 오른 박인비(KB금융그룹)는 고(故) 구옥희와 박세리·신지애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K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지만 파행 운영 논란 속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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