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우유 매일 마시면 대사증후군 예방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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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서울대·중앙대 공동 연구팀

매일 일정량의 우유를 꾸준히 마시면 비만·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강검진 13만여 명 대상 조사 #하루 남성 한 컵, 여성 두 컵 이상 #복부 비만 적고 중성지방 낮아

서울의대 강대희(예방의학과)·중앙대 신상아(식품영양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건강검진 수검자 13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에서 남성은 우유 한 컵, 여성은 두 컵을 마실 경우(1컵 200mL)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각각 8%, 32% 감소했다고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2004~2013년 전국 38개 종합병원을 방문한 40~69세 성인 건강검진 수검자 13만420명을 대상으로 우유 섭취량과 비만 등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대사증후군은 심뇌혈관 질환,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는 비만과 혈압·혈당 상승, 혈중 지질 이상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대상자의 하루 칼로리 섭취량은 남자 800~4000㎉, 여자는 500~3500㎉였다. 하루 평균 우유 섭취량은 78mL로 여성이 남성보다 우유를 17%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 연구팀은 우유 섭취량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나이 등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보정했다. 우유를 안 먹거나 일주일에 1컵 미만 마시는 쪽의 복부 비만(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0㎝ 이상), 이상지질혈증(serumTG 150㎎/dL 이상), 고밀도콜레스테롤혈증(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남자 40mL/dL, 여자 50mL/dL 이하)을 기준으로 잡았다. 이들 항목을 남성의 경우 하루에 우유 한 컵 이상, 여성은 두 컵 이상 마시는 쪽과 각각 비교했다.

그 결과 모든 면에서 일정량의 우유를 꾸준히 마신 쪽의 수치가 더 좋게 나왔다. 복부 비만은 우유를 꾸준히 마신 쪽이 그렇지 않은 쪽과 비교해 남성 9%, 여성 21% 더 적었다. 중성지방 수치도 우유를 마실 때 남성은 16%, 여성은 24% 더 낮았다. 몸에 좋은 HDL 콜레스테롤이 줄어든 상태인 고밀도콜레스테롤혈증 비율도 남녀 각각 17%, 39% 적어 우유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아 교수는 “우유 속 칼슘·단백질·필수지방산이 혈액 내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데다 지질 개선 효과도 있어 몸에 나쁜 LDL 콜레스테롤은 낮추고 반대로 도움이 되는 HDL 콜레스테롤을 늘린다”고 설명했다. 강대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저지방·무지방 우유 등의 종류는 구분하지 않았지만, 한국인 13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우유를 매일 꾸준히 마시는 게 대사증후군 예방은 물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연구는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관련 논문(한국 성인의 우유 섭취와 대사증후군의 관련성)은 국제학술지 ‘뉴트리언트(Nutrients)’ 최근호에 실렸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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