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국감] 부족한 의사 일손 메꾸는 ‘PA’ 897명…4년간 2배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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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에 나오는 외과의사들은 의료 최전선에서 환자의 아픈 부위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수술하는 멋진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의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진료과목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현실은 다르다. 업무 강도가 높아 ‘기피 과목’으로 통하는 데다 의료 인력이 부족해 ‘의료 지원인력’으로 불리는 PA(physician assistant)의 활용도가 높다. PA는 부족한 전공의(레지던트)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활용되는 지원 인력이지만 국내 의료법상 직업으로서의 근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4년간 전국 국립대병원의 상당수는 부족한 의료 인력을 PA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대병원 240명으로 최다 #전공의 수급난으로 매년 PA 증가세 #비인기 진료과목 PA 수 많아

22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국립대병원 PA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등 전국 10개 대학병원의 PA 수는 2017년 현재 897명에 달한다. 2013년 392명에서 2014년 503명, 2015년 606명, 2016년 832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 ‘전국 국립대병원 PA 현황’, 노웅래 의원실ㆍ교육부(단위: 명)

자료: ‘전국 국립대병원 PA 현황’, 노웅래 의원실ㆍ교육부(단위: 명)

PA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대병원(250명)이고 경상대병원(194명), 부산대병원(128명), 전남대병원(63명), 전북대병원(58명)이 뒤를 이었다. 과목별로는 외과(178명), 내과(127명), 흉부외과(68명), 산부인과(56명), 정형외과(48명), 마취통증의학과(42명) 등의 순으로 대부분 전공의들이 덜 선호하는 진료과목의 PA 수가 많았다.

미국의 경우 PA가 별개의 직종으로 활성화돼 있지만 한국에선 그렇지 않다. PA 인력이 단순 행정 등의 업무를 지원하는 일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의사의 지도ㆍ감독 없이 의료행위를 할 경우 현행 의료법에 위반된다. 의료법상 근거가 없는 직종이기 때문에 관리감독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노웅래 의원은 “근본적인 전공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진료공백을 PA로 땜질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라며 “정부는 서둘러 PA 인력 실태조사를 해야 하고 진료과목별 의료인력 수급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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