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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900만명이 환경오염으로 조기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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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로 뒤덮인 서울. 중국 발 미세먼지의 오염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매년 900만명이 환경오염으로 조기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중앙포토]

스모그로 뒤덮인 서울. 중국 발 미세먼지의 오염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매년 900만명이 환경오염으로 조기사망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중앙포토]

공기와 물 등 환경오염이 세계적으로 매년 9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유발하고, 세계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제 의학학술지 '란셋'은 19일(영국 현지 시각) 게재한 총 51쪽의 '오염과 건강 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2015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환경 오염과 관련된 질병으로 인해 연간 900만 명이 조기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학학술지 '란샛' 오염·건강위원회 보고서 #에이즈·결핵·말라리아 사망자 합계의 3배 #조기 사망자의 92%는 개도국에서 발생 #세계 경제 생산의 6.2% 손실 가져 와 #"오염 예방 위한 연구와 국제협력 필요"

오염과 건강 위원회는 '란셋'이 자체 구성한 위원회로, 미국·캐나다·독일 등 각국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연간 900만 명이 조기 사망은 에이즈(AIDS)나 결핵,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를 더한 것의 3배에 이르고, 전쟁과 다양한 폭력으로 사망하는 사람 숫자의 15배라고 란셋은 설명했다.

세계 질병부담연구(GBD)에서 밝힌 2015년 전 세계 사망 원인별 사망자 수(단위 100만 명). 맨 왼쪽부터 전체 환경오염, 흡연,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합계, 음주, 영양실조, 교통사고, 약물, 전쟁과 폭력, 에볼라. [자료 란셋]

세계 질병부담연구(GBD)에서 밝힌 2015년 전 세계 사망 원인별 사망자 수(단위 100만 명). 맨 왼쪽부터 전체 환경오염, 흡연, 에이즈 말라리아 결핵 합계, 음주, 영양실조, 교통사고, 약물, 전쟁과 폭력, 에볼라. [자료 란셋]

이 같은 조기 사망의 92%는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며, 오염과 관련된 질병 탓에 개도국에서는 국내총생산(GDP)의 2%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평가됐다.
또 개도국 중에서도 급속한 경제발전이 진행되는 국가에서는 전체 치료비의 7%가 오염 관련 질병 치료비로 쓰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는 연간 4조6000억 달러(약 5200조원), 세계 경제 생산의 6.2%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란셋 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환경오염이 인류 사회의 지속적인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세계 각국이 오염 예방에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경우 1970년 이후 대기오염 방지에 650억 달러를 투자해서 1조5000억 달러의 편익이 발생했는데, 이는 1달러를 투자했을 때 평균 20달러 이상의 편익이 발생한 셈이라는 것이다.
위원회는 또 기금을 마련하고 기술을 제공하는 등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염을 모니터링하고, 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조사하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15년 기준 국가별 인구 10만명 당 전체 환경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자료 란셋]

2015년 기준 국가별 인구 10만명 당 전체 환경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자료 란셋]

한편, 보고서는 전 세계 미세먼지 오염의 85%는 연료나 나무 땔감을 태울 때 발생한다고 밝혔다.
가장 오염을 많이 배출하는 석탄은 대기오염과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또 1950년 이후 전 세계에서 14만 종 이상의 새로운 화학물질이 합성됐으며, 이 중 5000종은 다량으로 생산돼 지구 환경에 널리 퍼지고 사람들도 노출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이들 5000종 가운데 독성이나 안전성이 파악된 것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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