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녀 앵커 '소브착' 대선 출마 선언…푸틴 4선 막나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의 미녀 앵커로 알려진 크세니야 소브착(좌)가 내년 3월 예정된 러시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4선 도전이 유력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사진=소브착 인스타그램 캡처·중앙포토]

러시아의 미녀 앵커로 알려진 크세니야 소브착(좌)가 내년 3월 예정된 러시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4선 도전이 유력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사진=소브착 인스타그램 캡처·중앙포토]

내년 3월로 예정된 러시아 대선에 미녀 여성 앵커로 알려진 크세니야 소브착(35)이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선 도전이 유력시되며 밋밋한 선거로 그칠 뻔했던 대선판에 '흥행 요소'가 등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소브착은 18일(현지시간) SNS에 선거운동 계정을 개설하고 "다른 모든 러시아 시민과 마찬가지로 나도 대선에 입후보할 권리가 있으며 그 권리를 사용하려 한다"며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크레니아 소브착은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사진=소브착 인스타그램 캡처]

크레니아 소브착은 영상을 통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사진=소브착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자신의 출마로 러시아에 필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야권과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소브착은 명문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MGIMO)를 졸업한 뒤 방송인으로 활동했다.

2000년대 중반 인기 민영방송 TNT에서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돔-2'(Home-2)의 진행자로 인기를 누렸다.

TV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 중인 소브착 [사진=소브착 인스타그램 캡처]

TV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 중인 소브착 [사진=소브착 인스타그램 캡처]

이후 누드사진 촬영, 재벌과의 시한부 결혼 등으로 화제를 뿌려 '러시아의 패리스 힐턴'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푸틴 대통령이 뒤를 봐준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2011~2012년 총선과 푸틴 대통령의 3선 도전에 저항하는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며 야권 활동가로 돌아섰다.

일각에선 소브착의 이러한 활동이 인기 유지를 위한 '정치적 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소브착의 대선 출마 선언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소브착이 대선 방해꾼 역할을 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대표적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는 소브착이 대선에 출마하게 되면 야권 후보 표가 분산돼 푸틴 대통령에 유리하게 될 것이라 분석했다.

앞서 한 유력 일간지는 크렘린이 이번 대선에 대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주요 경쟁자로 여성을 선택하려 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야권은 소브착이 크렘린의 야권 분열 공작에 말려들게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