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이러다 인격파탄 나겠다”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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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김외숙 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김외숙 처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 법사위니 적폐청산이니 다 그만두고 싶다. 이러다 인격파탄 나겠다”고 하소연했다.

박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막말로 얼룩진 법사위, 제 책임이 크다”며 “전들 우아하게 품위를 뽐내면서 의정활동을 하고 싶은 욕심이 왜 없겠냐. 그러나, 그러기엔 이번 국감이 너무나 엄중하다. 온 국민이 바라는 게 적폐청산 아닌가?”라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중언이 나올까 봐 입막음을 하려는 김진태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두둔하는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이미 공정성을 잃었다”며 “결국 이헌 법률구조공단이사장은 세월호 특조위가 ‘박근혜 7시간’ 조사하려하니 청와대가 펄펄뛰었다고 중언했지 않냐. 진실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한법률구조공단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헌 이사장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권 의원과 마찰을 빚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헌재에 대한 언급 대신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초점을 맞췄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의 이헌 이사장을 집중 추궁했다. 이헌 이사장이 2015년 세월호 특별조사위의 부위원장을 맡았던 전력을 염두에 둔 질의였다.

백 의원은 “특조위 부위원장 시절 (특조위가) 박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하려고 하자 정부와 청와대 측이 펄펄 뛰었다고 인터뷰를 했는데, 그게 누구냐”고 물었다. 이 이사장은 “정무수석과 정책수석이었다”고 답했다. 당시 재임자는 각각 현기환ㆍ현정택 수석이었다. 이 이사장은 “그때도 뭔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조사 반대) 아닌가 생각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이어 해수부장관과 차관까지도 “(조사를) 반대하는 취지였다”고 답했다. 당시 해수부는 유기준 장관, 김영석 차관 체제였다.

이에 한국당 소속인 권성동 위원장은 “이사장의 자유재량에 맡기겠다”면서도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으로 있을 때 일에 대해 답변을 할 의무는 없다”고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이 “대답하지 말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어 “권 위원장을 법사위원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자, 권 위원장이 “그럼 법사위에 나오지 말아라. 집권당이 됐다고 완장 찬 역할을 하지 말라”고 맞받았다.

이에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시간도 부족한데 그 이전에 있었던 행적에 대해서 질의가 이어진다면 국감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하자,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질문 내용을 미리 이렇게하라, 저렇게 하라 말씀하실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 간 공방이 거세지고 고성이 오가자 권 위원장은 결국 정회를 선포했다. 법사위원들은 30분 간 정회 끝에 국감을 재개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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