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올해 절반은 군대에 갔다…공개활동 군관련 편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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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해 경제 관련 공개활동을 대폭 줄이고, 절반 가량을 핵과 미사일 등 군관련 분야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는 18일 전날까지 올해 김정은의 공개활동 관련 통계를 내놨다. 통계에 따르면 김정은은 올해 75차례의 공개활동을 했다. 이는 지난해 99회에 비해 24회(24.2%)가 줄어든 규모다. 통일부 당국자는 “예년에 비해 김정은의 활동은 감소했고, 특히 경제분야 활동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집권 첫해인 2012년 37회(24.5%), 2013년 74회(34.9%), 2014년 62회(36%), 2015년 70회(45.8%), 지난해 50회(37.5%)를 경제분야에 할애했다, 그러나 올해는 17회(22.7%)로 뚝 떨어졌다. 특히 북한이 6차 핵실험(9월 3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가 있었던 6월 21일부터 9월 20일(보도일 기준)까지 93일 동안은 경제 분야의 공개활동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의 공개활동 분야별 현황  ※자료=통일부

김정은 북한 노동당의 공개활동 분야별 현황 ※자료=통일부

반면 줄곧 30%대를 차지하던 군관련 활동은 49.3%(75회중 37회)를 기록해 전체 활동의 절반수준에 달할 만큼 군에 집중했다. 반면 경제분야는 17회(22.7%)로 2012년 집권후 군사는 최고 수준, 경제는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이전에도 핵실험이나 미사일을 쏠 때는 공개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다”며 “올해 미국을 위협하는 수단인 핵과 미사일 개발과 발사에 올인한 결과인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보니 황병서 총정치국장(31회), 조용원 조직지도부 부부장(23회), 최용해 당 부위원장(16회), 이병철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14회),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13회), 박봉주 내각총리()12회), 박영식 인민무력부장(9회), 마원춘 국방위 건설국장ㆍ이만건 군수공업부장(각 8회)이 올해 그를 가장 많이 수행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군부대 산하 농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북한 관영 언론들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행보를 했지만 올해 그는 절반 가량을 군관련 활동에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군부대 산하 농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북한 관영 언론들이 지난달 30일 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민생행보를 했지만 올해 그는 절반 가량을 군관련 활동에 할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그러나 집권후 분야별 누적 통계로는 여전히 경제가 308회로 299회를 기록한 군관련 행사를 앞섰다. 정치와 사회문화, 대외ㆍ기타는 각각 137회, 사회문화 133회, 19회였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은 집권 직후 주민들에게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며 핵과 경제 병진 노선을 주장했다”며 “인민을 생각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경제분야에 상당부분 할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미관계 재설정에 핵과 미사일을 활용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내적으로도 경제를 앞세운 상징조작을 해 왔다는 것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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