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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홍이 시끄럽다는 대통령 '전용 헬기'…소음 들어보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7일 오전 청와대 경내에 큰 소음이 났다. 이날 서울공항에서 열릴 예정이던 ‘서울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타고 갈 전용 헬리콥터가 이륙을 준비하는 소리였다.

헬리콥터는 회전하는 날개(rotor blade)로 비행한다. 소위 말하는 ‘프로펠러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부행사를 참석하기위해 헬기를 타고 청와대에서 이동하고 있다. 청와사진기자단

지난 5월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외부행사를 참석하기위해 헬기를 타고 청와대에서 이동하고 있다. 청와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정미홍 전 아나운서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침 청와대 근처에 살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이사 오고 나서 전과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좀 시끄러워진 것이다. 거의 매일 하루 한두 번은 헬리콥터가 들락거린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정 전 아나운서는 “무슨 대단한 일로 저렇게 헬리콥터를 돌리나. 그 사용처를 한 번 정보공개 신청해서 확인해 봐야겠다. 부당하게 혈세를 낭비한다면 고발해서 처벌받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에서 열린 바다의 날 행사를 마친 뒤 헬기를 타고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새만금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에서 열린 바다의 날 행사를 마친 뒤 헬기를 타고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들으며 새만금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현재 문 대통령이 타고 있는 전용 헬기는 1998년 미국 시코르스키사에서 제작된 S-92라는 기종이다. 공군이 보유하고 관리하지만 운영은 청와대 경호처가 담당한다. 동체는 17.32m, 최대 속도는 295㎞, 항속거리와 체공시간은 각각 702㎞와 3시간이다.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이동할 때는 수행원 등이 타는 헬기 등 3대가 함께 뜬다.

현재의 전용 헬기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1월 도입이 결정됐고, 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현장에 투입됐다. 당시 해당기종 도입을 결정하면서 공군은 “경쟁 기종에 비해 탑승 인원이 다소 적은 대신 ‘소음도’와 가격 경쟁에서 상대적인 우위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탑승 인원이 18명으로 적지만 조용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는 뜻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강원도 춘천 스톱모션 스튜디오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춘천에 도착 대통령 전용헬기에서 내리고 있다.[중앙포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강원도 춘천 스톱모션 스튜디오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춘천에 도착 대통령 전용헬기에서 내리고 있다.[중앙포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충청남도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충남도청 개청식에 참석하기 위해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충청남도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충남도청 개청식에 참석하기 위해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헬기로 이동할 때는 풍속 등 기상상태 외에도 시간에 따른 교통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며 “서울 시내로 이동하더라도 차량 이동시 극심한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간대나 한강 다리를 건너야하는 상황 등에서 헬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의 헬기 활용 빈도나 원칙이 과거 정부에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달라지거나 한 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정미홍 전 아나운서의 주장처럼 문 대통령이 특별히 헬기 이동이 잦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인천에서 열린 해양경찰의 날 기념식에는 헬기를 이용해 참석했지만, 행사가 끝난 뒤 돌아오는 길에는 “학생들의 영어듣기 평가 시간과 겹쳐 방해될 수 있다”며 차량 이동을 요청하기도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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