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머리부터 손끝 감각기관까지…다 우리 기술로 만듭니다”

중앙일보

입력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의 머리부터 몸통의 근육, 손끝까지 모든 연결망에 대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자부심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로봇이라면, 로봇의 핵심이 바로 우리 회사의 기술입니다”.

알에스오토메이션 강덕현 대표 인터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로봇이라면, #로봇의 핵심은 바로 우리가 가진 기술" #독일ㆍ일본만 가진 광학식 엔코더 기술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개발 성공해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도 R&D에 집중 #

강덕현(59) 알에스오토메이션 대표는 회사의 경쟁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강 대표는 누구보다 기술을 잘 아는 경영자다. 빠르게 커지고 있는 회사 규모와 매출, 잘 갖춰진 사옥이나 각종 수상 기록보다 기술력에 대한 자부심이 훨씬 크다. 생산 라인을 돌아볼 때도 실무자의 도움 없이 직접 제품과 생산설비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개발 과정과 기능을 자세히 설명했다. 인터뷰 중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칠판에 그림과 표를 그려가며 ‘즉석 강의’를 펼치기도 했다.

알에스오토메이션 강덕현 대표. [사진 알에스오토메이션]

알에스오토메이션 강덕현 대표. [사진 알에스오토메이션]

강 대표가 이처럼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표하는 이유는, 회사가 가진 주요 기술이 대부분 국내에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앞서있기 때문이다. 알에스오토메이션에 따르면 회사 매출 비중 62.9%를 차지하는 로봇모션 제어 부문과 37.1%를 차지하는 에너지 제어 부문 모두 각각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생산용 로봇을 움직이고 정밀하게 제어하는데 필수적인 세 가지 핵심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어 매출을 이끌고 있다. 로봇의 근육에 해당하는 드라이브, 감각기관인 엔코더, 두뇌인 컨트롤러가 바로 그것이다.

엔코더의 경우 모터의 360도 회전을 400만분의 1로 쪼개서 인식하고 제어하는 ‘광학식 엔코더 기술’로, 국내 최초 개발이다. 이전까지 해당 기술을 가진 국가는 독일과 일본밖에 없었다. 강 대표는 “엔코더가 모터 가격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부품인데도 그동안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이 없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우리가 직접 ‘국산 엔코더’를 생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생산용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 윤정민 기자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생산용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 윤정민 기자

에너지 제어 부문에서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하는 ESS(Energy Storage System)와 전력을 변환해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전력계통에 공급해주는 PCS(Power Conversion System)를 주로 생산한다.

로봇모션 제어와 에너지 제어 모두 지금보다 앞으로의 사업 전망이 더 밝은 분야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로봇을 제어하고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술인데다, 정부의 탈원전 에너지 정책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아직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기술 중 국산화가 안 된 것들이 너무 많다"며 "한국 산업 전체의 생산성에 대해 고민하면서, 우리가 잘해야 우리 산업 전체가 잘된다는 사명감으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알에스오토메이션 강덕현 대표. [사진 알에스오토메이션]

알에스오토메이션 강덕현 대표. [사진 알에스오토메이션]

향후 계획도 R&D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8월 상장을 마쳤고, 이로 인해 확보한 자금도 대부분 기술 개발과 인력 확충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그는 “현재 가진 기술에 지능제어 기술을 추가하고, 가상현실(VR)을 이용해 생산 과정을 미리 확인하고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는 기술도 더할 예정" 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정조준하는 월드클래스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평택=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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