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정신건강 이상설…건망증 수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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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86)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 이상설에 대한 복수의 제5공화국 신군부 인사 증언이 나왔다고 일요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3년 검찰의 압수수색 때 한 차례 치매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의 가족도 이런 치매설에 불을 지폈지만 전 전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해 온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이 이를 부인하며 가라앉은 바 있었다. 하지만 매체는 민 전 비서관이 최근 전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 이상을 일부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11일 모교인 대구공고에서 열린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기수별 동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짧은 이동거리에도 이순자 여사의 손을 꼭 붙잡고 걸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 2015.10.11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11일 모교인 대구공고에서 열린 총동문회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기수별 동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짧은 이동거리에도 이순자 여사의 손을 꼭 붙잡고 걸었다. 대구=프리랜서 공정식 / 2015.10.11

또 다른 인사는 전 전 대통령의 정신건강 상태를 자세히 전했다. 그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이 대화 도중 ‘지금은 어디 살고 있냐’고 물어봤다”며 “대화를 나누는 짧은 시간 동안 4번이나 같은 질문을 했다. 단순한 기억력 문제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 전 대통령을 이따금 뵈러 간다. 하지만 이렇게 심각한 적은 처음”이라며 “이런 내용을 말하기가 껄끄럽긴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을 최근에 본 신군부 사람들끼리 대화에서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의 인지장애는 2013년 7월 한 차례 관측된 적이 있었다. 당시 이른바 ‘전두환법’인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을 근거로 진행된 검찰의 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뒤의 일이었다. 전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당시 “모든 것을 잊고 싶은지 자신의 연희동 집이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사실을 모른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약간의 치매 증상 때문에 실제로 모르는 것 같기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민 전 비서관은 일요신문을 통해 “연세도 있고 해서 가까운 기억이 안 되는 등 그런 일이 있는 것은 맞다”며 “추가적인 부분은 나중에 기회를 봐서 말하겠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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