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어금니 아빠’ 이영학 남은 의혹 수사…딸은 삼촌 집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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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씨에게 마스크도 씌우지않았고 수갑 찬 손목도 가리지않았다.이씨는 이날 오전 중랑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뒤 호송됐다. 조문규 기자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경찰은 이씨에게 마스크도 씌우지않았고 수갑 찬 손목도 가리지않았다.이씨는 이날 오전 중랑경찰서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뒤 호송됐다. 조문규 기자

여중생 강제추행살인·추행유인·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과 관련한 남은 의혹들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영학의 수사과정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전담팀을 지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영학에게 제기된 의혹은 크게 ▲아내 최모(32)씨가 투신자살한 사건과 성매매 알선 여부 ▲딸 이모(14)양에 대한 기부·후원금 유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10대 청소년을 유인해 즉석만남 시도 등 3가지다.

이영학의 아내 최씨는 지난달 6일 서울 망우동 자택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이가 아내의 자살을 방조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사를 벌여왔다. 자택에서 발견된 휴대전화·컴퓨터에는 성관계 동영상이 여러 개 담겨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영학이 강남에 퇴폐업소를 운영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부분도 수사할 것이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길우근 형사과장이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 이영학의 살해동기 및 수법 등에 대한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길우근 형사과장이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 이영학의 살해동기 및 수법 등에 대한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부ㆍ후원금을 유용해 호화롭게 살았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이영학은 2005년부터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거대백악종을 앓고 있는 딸 이모(14)양의 치료비를 모금했다. 이영학은 지난 2월에도 한 방송에 출연해 어려운 사정을 호소했지만, 수입차를 구입해 개조하는 등 값비싼 취미생활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영학이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미성년자를 유인하려 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한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함께할 동생 구함. 나이 14부터 20 아래까지 개인 룸 샤워실 제공” 등의 글을 쓰는 등 10대 청소년들을 유인하고, 쪽지 등으로는 “아가 딱 내스타일이다. OO 맛보고 싶내 연락해라”라고 보내는 등 즉석만남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피해자가 숨진 김모(14)양 외에 더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경찰은 지난 12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딸 이양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양은 기존에 입원했던 병원에서 나와 현재 이영학 형의 집에서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양에게 아동보호센터로 갈 것을 권했으나 이양이 거부했다고 한다. 이영학의 형은 이의 도피를 도와 구속된 박모(36)씨의 지인이자, 이가 검거된 뒤 인터넷에 유서 형식의 글을 대신 올린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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