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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 끝낸 괴물신인 최혜진, 영종 스카이퀸 벼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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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하는 최혜진이 “나는 할 수 있다”고 적힌 패널을 들고 있다. 이 대회 우승자는 LPGA 투어 풀시드를 받기 때문에 신데렐라를 배출하는 대회로 불린다. 최혜진은 1라운드에서 전인지·리디아 고와 함께 라운드한다. [사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하는 최혜진이 “나는 할 수 있다”고 적힌 패널을 들고 있다. 이 대회 우승자는 LPGA 투어 풀시드를 받기 때문에 신데렐라를 배출하는 대회로 불린다. 최혜진은 1라운드에서 전인지·리디아 고와 함께 라운드한다. [사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아직 떨리고 어색해요. (프로 무대에)적응도 안 됐어요.”

내일 개막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LPGA 톱랭커들과 우승 경쟁 예고 #추석 때도 샷 가다듬은 최혜진 #“욕심 안 내고 내 실력 보여줄 것” #유소연 “올해의 선수 가장 욕심” #박성현 “최저타수상 꼭 받고 싶어”

10일 인천 중구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대회인 KEB하나은행 챔피언십(12~15일) 개막을 앞두고 ‘무서운 신예’ 최혜진(18·롯데)을 만났다. 지난 8월 말 프로로 전향했지만 아직 고교(학산여고) 3학년생인 그는 아직 모든 게 낯설다고 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세계랭킹 1위 유소연(27·메디힐), 2위 박성현(24·하나금융그룹)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한 그의 입에선 ‘어색하다’ ‘영광스럽다’는 말이 여러 차례 나왔다. 영락없는 일반 여고생의 모습이었다.

그래도 ‘프로 초년생’ 최혜진은 세계 톱랭커들이 대부분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당당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끝난 일본여자오픈을 치르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는 그는 “경험을 쌓는다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준비를 많이 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그는 추석 연휴에도 할머니 집에서 이틀 쉰 것 외엔 골프장에서 실전 연습을 하면서 의지를 다졌다. 최혜진은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는 건 처음이다. 그래서 코스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연구하면서 샷도 가다듬었다”고 설명했다.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만난 최혜진. 영종도=김지한 기자

11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에서 만난 최혜진. 영종도=김지한 기자

최혜진은 올해 한국 여자골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1999년 임선욱(임서현으로 개명)에 이어 18년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최혜진은 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선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월드 스타’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지난 8월 프로 입문 이후 첫 대회였던 KLPGA투어 한화 클래식에서 공동 5위에 올랐고,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엔 공동 14위를 차지했다. 또 일본여자오픈에선 공동 9위에 오르는 등 프로 무대에서도 꾸준하게 상위권에 입상했다.

 한자리에 모인 골프 여제들   (영종도=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전인지(왼쪽부터), 브룩 헨더슨, 박성현, 유소연, 최혜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차례로 답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은 12~15일 이곳에서 열린다. 2017.10.10   tomatoyoon@yna.co.kr/2017-10-10 11:32:23/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자리에 모인 골프 여제들 (영종도=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10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 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전인지(왼쪽부터), 브룩 헨더슨, 박성현, 유소연, 최혜진이 취재진의 질문에 차례로 답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은 12~15일 이곳에서 열린다. 2017.10.10 tomatoyoon@yna.co.kr/2017-10-10 11:32:23/ <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최혜진은 “프로 데뷔 이후 성적을 점수로 매기라면 80점 정도다. 아직까진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고칠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처음 보는 코스에선 아무래도 어려움을 느낀다.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면서 “쇼트게임도 보완해야 하고,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대처 방법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 함께 참석한 유소연·박성현·전인지 등 선배들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한 그는 "선배들에게 배울 게 많다. 이 대회엔 모두 잘하는 선수들만 나왔다. 같이 치면 배울 게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갤러리 앞에서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러나 잘 하려고 하다보면 안 될 때가 더 많았다"던 그는 "욕심내지 않고 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겸손함이 묻어난 모습이었다.

대회 첫날 세계 1~3위 유소연·박성현·렉시 톰슨이 동반라운드한다. 왼쪽부터 최혜진·브룩 헨더슨·유소연·박성현·전인지. [사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대회 첫날 세계 1~3위 유소연·박성현·렉시 톰슨이 동반라운드한다. 왼쪽부터 최혜진·브룩 헨더슨·유소연·박성현·전인지. [사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대회본부]

이날 행사에선 여자골프 세계 1위를 놓고 경쟁중인 유소연과 박성현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의 선수·상금왕 등 개인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는 둘 입장에선 이번 대회 성적이 중요하다. 유소연은 “생각보다 빨리 세계 1위에 올라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훈장’이나 다름없는 ‘올해의 선수상’에 가장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세계 2위라는 말만 들어도 떨린다”면서도 “LPGA투어에서 꼭 받고 싶은 상은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리고 말했다. 박성현은 69.092타로 1위 렉시 톰슨(미국·69.015타)에 이어 근소한 차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12일 개막하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은 JTBC골프가 1~4라운드를 생중계한다.

영종도=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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