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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코커 일요대전, 대북 강경 트윗에 "3차대전 끌고가냐" 비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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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밥 코커 미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이 8일(현지시각) 일요일 아침부터 트위터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북 군사옵션, 이란 핵합의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밥 코커 미 상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이 8일(현지시각) 일요일 아침부터 트위터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북 군사옵션, 이란 핵합의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잇딴 대북 강경트윗에 밥 코커 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이 "나라를 3차 세계대전으로 끌고 가는 무모한 협박"이라고 8일 비판했다. 중요 대외정책을 두고 미국 대통령과 의회 외교 사령탑이 정면 격돌하는 양상이다.
 코커 위원장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로 다루고 있다"며 "그가 초짜 견습생처럼 행동해 불안하다"며 이례적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나뿐만이 아니라 나라를 생각하는 모든 사람을 걱정시킨다"며 "백악관에서 매일 매일이 그를 억제하려고 애쓰는 상황임이 사실"이라고도 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대통령이 '굿캅''배드캅'으로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그는 이미 잘못된 트윗을 통해 여러 번 진행중인 (대북) 협상에 해를 끼쳤다"고도 말했다.
 코커 위원장은 한 주전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장관의 대북협상 노력을 "시간 낭비말라"고 일축했을 때도 "틸러슨 장관을 포함한 세 명(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우리나라를 혼란상태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라 칭찬한 적도 있다.

 코커 위원장의 이같은 비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공세에 이어 나온 것이다. 오전 7시부터 최근 내년 중간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코커 위원장을 향해 연달아 세 개의 비난 트윗을 올렸기 때문이다. "밥 코커 의원은 중간선거 때 자신을 지원해달라고 애걸했지만 나는 '노(No)'라고 말했고 그는 중도 하차했다 (그는 내 지지 없이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장관직도 원했지만, 나는 '노 쌩큐'라고 거절했다. 그는 끔찍한 이란 핵 합의에도 책임이 있다","코커가 우리의 위대한 어젠다에 부정적 목소리를 내며 훼방놓을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는 출마할 배짱도 없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두고 코커 위원장을 비난한 것은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를 당초 반대했지만 의회에 비준법안이 넘어오자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수정안을 마련해 통과시킨 일을 두고서다.

이에 평소 대통령의 트윗을 비판했던 코커 위원장도 반박 트윗을 통해 "백악관이 (제정신이 아닌) '노인 주간 돌봄센터'로 전락했다는 건 수치스런 일"이라며 "오늘 아침엔 누군가 근무 (교대)시간을 놓친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또 NYT와 인터뷰에서 "거꾸로 대통령이 '다시 출마하라'고 촉구하며 지지를 약속했지만 거절했다"며 "이처럼 무책임하게 감정을 폭발하는 것은 쇼비즈니스에서 역할 전환에 실패한 정치초보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성공한 건설 사업가 출신인 코커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의원 중 한 사람으로 부통령 후보에 이어 당선 이후 국무장관 물망에도 올랐었다. 트럼프와 외교정책에 대해 대화를 나눠본 후 실망해 스스로 지명 대상에서 물러난 후부터 때때로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커 위원장과 격돌로 '오바마 케어(의료보험법안)' 폐지 실패로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와 사이가 틀어진 데 이어 몇 안 되는 의회내 우군을 잃게 됐다.
뉴욕 타임스는 "코커 위원장과 불화는 감세법안 등 주요 입법 과제를 추진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아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코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공언한 이란 핵합의도 의회에서 최종적인 운명을 결정할 칼자루를 쥐고 있을 뿐 아니라 상원내 찬반이 팽팽한 감세법안도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재정적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인 코커 위원장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제안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트럼프-상원 외교위원장,아침부터 트윗 전쟁 #"선거지원 거절했더니 배짱없어 출마 포기" #"백악관이 노인 돌봄센터로 전락했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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