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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지방선거 '5대 변수' 정치권은 이미 후끈

중앙일보

입력

내년 6ㆍ13 지방선거가 조기 과열 양상을 보인다. 추석 연휴 기간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개 지역 광역단체장을 이기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선 하마평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미니 대선급, 스타 차출설, 현 정부 심판대 등 각종 시나리오가 나오는 데엔 현재의 여의도 4당 체제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단체장을 누가 차지하느냐를 넘어 선거 결과에 따라 당의 존립 자체가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진표가 정해지기 전부터 물밑 수싸움이 치열하다. 지방선거를 8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 판세를 가를 5대 변수를 점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추석 귀성버스에 오른 쪽방촌 주민들의 귀성길 환송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추석 귀성버스에 오른 쪽방촌 주민들의 귀성길 환송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①서울, 박원순 3선 도전 성사되나=서울은 누가 뭐래도 박원순 현 시장이 상수(常數)다. 박 시장이 3선에 나서느냐 마느냐로 큰 윤곽이 나온다. 박 시장 측은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내부에선 3선 도전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로부터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추미애ㆍ박영선ㆍ우상호ㆍ이인영ㆍ민병두 의원 등이 이미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서울시장 차출론도 있다. 당 일각에선 “박 시장이 차기 대선에 나서려면 시장직을 마무리하고 대선에 올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당내 스타급 정치인들에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요구와 맞물려서다. 지난달 등장한 ‘박원순 경남지사 차출론’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장을 놓고 여권이 벌써부터 들썩이는 이유는 선거 전망이 밝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시장의 서울시장 3선 도전 여부가 민주당 지방선거 전략의 첫 분기점"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터미널 호남선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터미널 호남선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PK, 안철수 나서나=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의 부산시장 투입 여부를 두고 설왕설래가 많다. "서울시장에 도전해 박원순 현 시장과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안 대표의 고향이자 성장지이고, 국민의당 불모지인 부산시장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언급했다. “(안철수가) 실패해도 노무현·문재인처럼 다음을 볼 수가 있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은 순탄한 길만 가서는 안 된다”는 게 ‘안철수 부산시장 차출론’의 논거다. 정작 안 대표는 특정 지역을 거론하지 않은 채 “개인보다 당이 먼저”라는 원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2청사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해 비상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정부세종2청사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해 비상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TK, 김부겸 재수할까=대구ㆍ경북 지역은 한국당이 유리하라는 전망이 많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재도전할지가 관심사다. 김 장관은 2014년 대구시장에 나서 현 권영진 시장과 대결해 선전(40.3% 득표)했으나‘반민주당 정서’를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때의 자산을 토대로 2년 뒤 국회의원 선거(대구 수성갑)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크게 누르고 민주당의 불모지에서 성공했다. 최근 두차례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에서도 김 장관은 오차범위내이긴하나 권 시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지역주의를 완전히 청산하고 민주당의 동진(東進) 전략을 완수한다는 의미에서 김 장관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김 장관이 대구시장에 출마하기 위해선 선거 30일 전에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선거법 53조). 여권 입장에선 민주당이 힘들게 확보한 ‘TK 의원’을 잃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출마할 경우 “장관이 악세사리냐”는 비판도 부담스럽다.

추석 연휴 기간중 호남 일대를 찾은 박지원 의원.[중앙포토]

추석 연휴 기간중 호남 일대를 찾은 박지원 의원.[중앙포토]

④호남, 박지원 카드?=이낙연 전 지사가 국무총리에 임명되면서 공석이 된 전남지사 자리에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이 출사표를 준비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한 11박 12일 동안 지역구인 목포(9월 29일)를 시작으로 화순ㆍ장성(30일), 함평(1일), 담양(2일), 구례ㆍ영암ㆍ나주(3일),장흥ㆍ무안(4일), 진도ㆍ해남(5일), 강진ㆍ순천(6일), 곡성ㆍ광주(7일) 등 전남북을 샅샅히 훓었다. 역대 전남지사가 모두 호남 서부권 인사였다는 점도 박 의원(전남 목포)에겐 위안 요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호남에서 민주당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선 박지원 카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선하지 않은 카드'라는 반박도 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9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9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⑤충청, MB vs 친문 맞대결되나=충청권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3선 여부가 최대 변수다. 현재로선 안 지사의 3선 도전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이어 민주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더 많이 거론되고 있다. 안 지사가 활동 무대를 중앙으로 옮길 경우 빈 자리를 놓고 여권에선 박수현 현 청와대 대변인이 1순위로 언급되고 있다. 야권에선 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 의원은 4년전 지방선거에서 안 지사와 접전을 벌였다.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공격수를 자임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두 사람의 대결이 성사되면 ‘MB 대 친문’의 승부로 비춰질 수도 있다. 두 사람 외에 야권에선 홍문표ㆍ이명수 의원, 여권에선 복기왕 아산시장, 김홍장 당진시장 등이 자천타천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브리핑 하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연합뉴스]

브리핑 하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연합뉴스]

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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