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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촉각 곤두세우는 추석 밥상머리 이슈 미리 보기

중앙일보

입력

정치권이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추석 연휴 밥상머리에 어떤 이슈들이 오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추석 명절 손님상의 한 장면. [중앙포토]

정치권이 ‘민심의 풍향계’로 불리는 추석 연휴 밥상머리에 어떤 이슈들이 오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추석 명절 손님상의 한 장면. [중앙포토]

 정치권이 추석 연휴 밥상머리에 어떤 이슈들이 오를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족과 친지들이 모이는 명절 민심은 전통적으로 ‘민심의 풍향계’로 불린다.
 게다가 이번 추석은 최장 열흘이나 되는 만큼 어떤 화두가 오르내리느냐에 따라 연휴 이후 곧바로 이어질 국정감사(10월 12~31일) 등 정국 향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다.

최장 열흘 연휴, 정국 향배에 큰 영향…정치권 안팎 관심 #①안보 불안 위기감…대통령 부정평가 조사항목서도 1위 #②여야 ‘적폐청산vs정치보복’ 프레임에 국민 여론도 양극화 #③보수 통합 논의 가열…TK 등지서 핫이슈 부각 가능성 #사법 개혁, 탈원전, 권력기관 개혁 등도 주요 이슈 될 듯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 안보 이슈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한반도 안보 이슈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달 16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훈련을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역시 한반도 안보 문제가 될 거란 전망이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는 여론조사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9월 26~28일 전국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9일 발표한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전주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65%로 나타났는데, 부정평가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게 ‘북핵ㆍ안보’ 문제(32%)였다. ‘대북정책ㆍ안보’를 긍정평가 이유로 꼽은 응답자는 6%였다. 여기에 연휴 직후인 오는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당 72주년 기념일로 북 도발 가능성이 있다.

  이런 만큼 여야는 추석 밥상 민심에 외교안보 이슈가 최대 화제가 될 것으로 보고 총력 대응을 펴고 있다. 정부 여당은 우선 안보 불안 심리 해소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이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파병 군인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6일 경기도 일산 백마부대 전차대대를 방문한 것도 안보정당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들로 해석된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외교안보라인 혼선 등 정부 대응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전술핵 재배치 당위성을 강조하는 여론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연휴 이후 부산을 시작으로 경기ㆍ인천ㆍ강원ㆍ충청 등 전국을 돌며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역설하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현재까지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약 11만4000명을 모은 전술핵 재배치 서명운동도 연휴 기간 지역구 홍보활동을 통해 추가로 4만명의 서명을 더 받을 계획이다. 또 홍 대표를 비롯한 방미 대표단을 꾸려 오는 23~27일 미국 워싱턴DC와 뉴욕 등을 돌며 미국 조야에 전술핵 재배치 등 북핵 해법을 전달하고 협력을 당부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여당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도 추석 연휴 기간 주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적폐청산위 긴급 회의에서 MB 블랙 리스트 및 화이트 리스트 단초 관련 문서를 공개중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연합뉴스]

정부 여당의 적폐청산 드라이브도 추석 연휴 기간 주요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명박 전 대통령(좌)과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적폐청산위 긴급 회의에서 MB 블랙 리스트 및 화이트 리스트 단초 관련 문서를 공개중인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연합뉴스]

 여권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적폐청산도 추석 밥상을 장식할 주요 이슈다. 여권은 박근혜 정부를 넘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ㆍ군을 동원한 정치개입 활동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리 등을 폭로하며 연일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보수 야당은 이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정치자금 특검론까지 꺼내들며 맞불을 놓으면서 과거사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여권이 주장하는 ‘적폐청산’과 야권의 ‘정치보복’ 프레임이 충돌하면서 이에 대한 국민 여론도 점차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9월 29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정례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 항목 중 ‘개혁ㆍ적폐청산ㆍ개혁의지’를 꼽은 응답이 12%로 ‘소통 잘함ㆍ국민공감 노력’(16%) 다음으로 높았고, 부정평가 항목에서도 ‘과거사 들춤ㆍ보복정치’를 꼽은 응답이 15%로 ‘북핵ㆍ안보’(32%)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한국갤럽의 한달 전(8월 다섯째주) 여론조사에서는 긍정평가 항목 중 ‘개혁ㆍ적폐청산ㆍ개혁의지’를 꼽은 비율이 9%, 부정평가 항목 중 ‘과거사 들춤ㆍ보복정치’를 꼽은 비율은 8%에 불과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2일 “적폐청산 이슈가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항목 상위에 오른 것은 그만큼 해당 이슈를 놓고 진보는 진보대로, 보수는 보수대로 각자 진영에서 할 말이 많다는 뜻”이라며 “여권 및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추석 밥상머리에서도 큰 화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야당 일각의 통합 논의도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수 야당 지지세가 높은 TK(대구ㆍ경북)에서 핫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이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추진하고 한국당과 바른정당 3선 이상 의원들이 ‘보수 우파 통합 추진위원회’를 꾸리기로 하는 등 통합 논의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이들 보수 야당의 통합이 현실화할 경우 당장 의석수 변동에 따른 정치 지형 변화는 물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뿌리였던 민주당과 국민의당 재결합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만큼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이들 이슈 외에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과정에서 제기된 사법 개혁, 찬반이 치열하게 갈리면서 국민 공론 수렴 과정을 밟고 있는 탈원전 문제, 국정원ㆍ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도 추석 연휴 내내 뜨거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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