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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효과 나오나…“북,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무역수지 적자”

중앙일보

입력

올해 상반기(1~6월) 북한의 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한국무역협회의 통계를 분석해 ‘2017년 상반기 북한의 대외무역: 북ㆍ중 무역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북ㆍ중 무역은 25억달러(2조 8662억 5000만 원)로 1년 전보다 0.8% 줄었다. 특히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 무역적자는 역대 최대폭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수산물 등을 전면 수입 금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품목을 합법적으로 수출하는 마지막 날인 8월 14일 밤 북한 상품을 실은 차량들이 중국 단둥 세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 15일부터 북한산 석탄과 철·수산물 등을 전면 수입 금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품목을 합법적으로 수출하는 마지막 날인 8월 14일 밤 북한 상품을 실은 차량들이 중국 단둥 세관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북한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보다 24% 가량 감소한 8억4000만달러(9630억 6000만 원)를 기록했다. 최유정 KIEP 연구원은 “석탄은 최근 북한 전체 수출액의 40%를 차지한다”며 “지난 2월 중국이 대북제재 결의 2321호에 따라 연말까지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데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대북 제재에 따라 무연탄이 포함된 광물자원의 수출이 2억2430만1000달러(2,571억 6,100만 원)로 1년 전보다 54.0%나 감소했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목인 의류도 1년 전보다 17.3% 감소했다. 하지만 2억2747만9000달러(2608억 467만 원)를 기록해 수출 1위 품목이 됐다. 수산물은 1년 전보다 88.8% 증가한 8만9594달러(1억 271만 원)를 수출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상반기 북중 교역 분석 #수출 9630억 6000만원, 수입 1조9031만원 #무역수지 9,286억 6,500만 원으로 역대 최대 #대북제재로 돈 되는 무연탄, 의류, 수산물 수출 금지로 타격 불가피

반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양은 16억6000만 달러(원유 제외ㆍ1조 9031억 원)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수출 감소폭(24%)이 수입증가 폭(18%)을 웃돌면서 북한의 대중 상품수지(원유 제외)는 8억1000만 달러(9,286억 6,500만 원) 적자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2.8배 증가해 역대 최대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최 연구원은 “대북 제재에 따른 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수출과 달리 수입은 수출 급감에 따른 외화수급 감소에 영향을 받아 그 효과가 정치ㆍ경제적 이유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8월 대북제재 2371호와 지난달 12일 대북제재 2375호를 통해 대북 원유공급을 제한하고 의류와 수산물등 북한의 주요 수출품 거래를 중단하면서 하반기 북한의 무역적자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북중 무역에는 통계가 잡히지 않은 것도 있는 데다 국경을 통한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어 공식적인 통계가 실제 북한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할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 연구원은 “북한의 주요 수출 품목의 수출 판로가 모두 폐쇄돼 북ㆍ중 무역은 단기적으로 급감이 불가피하다”며 “북한은 해외노동자 파견 등 봉사무역 확장을 통한 외화벌이 채널 다각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노동자의 계약 갱신과 신규 파견도 금지하고 있어 외화벌이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안보리의 제재 결의에 반발하며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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