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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통환승통로에 짐 컨베이어벨트까지…서울역이 달라졌어요

중앙일보

입력

추석을 이틀 앞둔 2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추석 연휴가 긴 덕분에 고향으로 가는 귀성객들이 예년에 비해 몰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추석을 이틀 앞둔 2일 오전 서울역 승강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추석 연휴가 긴 덕분에 고향으로 가는 귀성객들이 예년에 비해 몰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서울역에서 부산행 KTX를 탄 박상철(48)씨는 “지난해 추석 이후 일 년 만에 서울역을 이용했는데, 1년 사이에 서울역이 많이 변한 것 같다”며 “비즈니스 존 등 편의시설이 많아지고 지하철에서 내려 KTX를 타러 가는 길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플랫폼에서 지하철 갈아타는 직통통로 신설 #환승구간에는 짐 전용 컨베이어벨트 설치 #데크식 중앙 계단은 콘센트까지 있어 명소로 #문서출력과 복사 등 가능한 비즈니스도 운영 #서울역에서 호남선과 경부선 모두 이용 가능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도시락가게들도 인기

박씨의 말과 같이 실제 지난 1년 사이 서울역이 많이 변했다. 우선 지난해 12월부터 서울역에서 경부선과 호남선 KTX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서울역에서는 경부선만 탈 수 있고, 호남선은 용산역에서 타야 했다. 코레일 측은 “요즘에는 70%에 이르는 고객이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승차권을 사전에 구매하기 때문에 역 매표소에서 직접 표를 사는 사람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노선별 전용역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역 플랫폼까지 지하철까지 가는 환승 구간의 시설도 개선됐다. 올 3월 코레일은 서울역 4번 승강장에 열차와 전철을 연결하는 직통 환승 통로를 새로 만들었다. 환승 통로가 생기기 전에는 서울역 플랫폼에서 전철이나 지하철을 타려면 승강장을 올라가 혼잡한 맞이방을 지나가야 했다. 하지만 새로 만든 열차와 전철 간 직통 환승 통로는 서울역 열차 승강장과 바로 연결돼 빠르고 편하게 수도권 전철과 지하철 1·4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환승구간에 새로 마련된 직통 환승 통로를 이용해 지하철 역으로 가고 있다. [사진 코레일]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이 환승구간에 새로 마련된 직통 환승 통로를 이용해 지하철 역으로 가고 있다. [사진 코레일]

또한 지난달부터는 서울역 환승 통로에 수하물 전용 전동 컨베이어 벨트가 운영된다. 컨베이어 벨트는 서울역과 지하철 서울역을 잇는 계단 양쪽에 2대씩, 모두 4대가 설치됐다. 그동안 서울역 환승 통로 이용객 중에는 KTX, 공항철도와 지하철 사이를 이동하면서 계단에서는 무거운 짐을 든 채 오르내려야 했지만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하면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서울역 환승통로에 설치된 짐 전용 컨베이어 벨트를 열차 이용객들이 사용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서울역 환승통로에 설치된 짐 전용 컨베이어 벨트를 열차 이용객들이 사용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역 내 편의시설도 다양해졌다. 올 1월에는 서울역에 비즈니스 업무 공간인 ‘비즈니스 존’이 생겼다. 고객이 역에서 문서편집과 출력과 복사 등 간단한 비즈니스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비즈니스 존에는 휴대폰 충전을 위한 USB 포트가 있는 혼합형 콘센트도 설치돼 있다.

서울역에 새로 마련된 비즈니스 존에서 열차 탑승객들이 탑승 전에 간단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코레일]

서울역에 새로 마련된 비즈니스 존에서 열차 탑승객들이 탑승 전에 간단한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코레일]

서울역의 대표 공간 중 하나인 중앙 계단도 개선됐다. 중앙 계단에 철도역의 상징인 시계탑과 전망 데크를 설치하고, 이용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거나 휴식하며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충전할 수 있도록 USB 혼합형 콘센트 24개를 설치했다. 현재 이 중앙 계단은 서울역의 인기 공간으로 뜨고 있다. 대학생 등 젊은이들의 약속 장소로 이용되고, 중앙 계단에 앉아 도시락을 먹거나 노트북으로 일을 하는 직장인들도 많이 볼 수 있다.

탑승객들이 서울역 중앙 계단에 앉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데크식으로 개선된 중앙 계단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약속 장소로 이용되는 등 서울역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코레일]

탑승객들이 서울역 중앙 계단에 앉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데크식으로 개선된 중앙 계단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약속 장소로 이용되는 등 서울역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 코레일]

플랫폼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는 8개의 도시락 가게들도 탑승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메뉴의 도시락이 5분 이내에 준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서울역의 변신은 홍순만 전 코레일 사장이 주도한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코레일의 생각 톡톡)의 순기능이다. 홍 전사장은 취임 이후 관행적으로 시행돼 온 월례조회를 대신해 개별 현장직원의 아이디어를 전체직원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서울역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는 도시락매장에서 승객이 도시락을 사고 있다.[사진 코레일]

서울역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 있는 도시락매장에서 승객이 도시락을 사고 있다.[사진 코레일]

유재영 코레일 사장 직무대행은 ”117년 역사의 서울역이 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편리한 역이 될 수 있게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등을 활용해 더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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