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 ” 문 대통령, 이해인 시 읽으며 추석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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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SNS 계정을 통해 추석 인사를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해인 수녀의 시집을 인용하며 “올 한가위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함께 즐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 SNS 계정을 통해 추석 인사를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해인 수녀의 시집을 인용하며 “올 한가위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함께 즐거우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 페이스북 캡처]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올 한가위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함께 즐거우면 좋겠다”고 추석 인사를 했다. 청와대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날 오전 11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에 노란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등장한 문 대통령은 “서로 진심을 나누는 정겨운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며 이같이 인사했다.

SNS 동영상에 “남녀 모두 즐겁기를” #60%대 지지율 반등시킬 여론 촉각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이라는 내용이 담긴 이해인 수녀의 시 ‘달빛기도’를 직접 낭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점심 시간에 직접 우산을 들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청와대 인근의 수제비 식당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사전 예고 없이 식당에 나타나자 식당 손님들은 환호하며 맞았고 ‘셀카’를 요청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옆자리의 손님과는 막걸리로 건배를 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오는 날이어서 막걸리와 파전을 먹고 싶은 마음에 식당에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동안 주로 휴식을 취하며 전통마을에도 방문할 예정인 문 대통령은 본격 귀성 행렬이 시작되면 직접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일 교통통신원을 할 계획이다. 이렇게 추석 연휴가 본격 시작되면서 최장 열흘간의 휴식이 여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추석 연휴 직전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60%대에 머물렀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선 ‘잘하고 있다’는 답변이 한 주 전에 비해 5%포인트 하락한 65%로 나와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리얼미터 조사에선 긍정 답변이 전주보다 3%포인트 오른 68.6%로 나타나 4주 동안 계속됐던 하락세가 멈췄다.

전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첫 해의 추석 연휴가 지지율의 분수령으로 작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추석 연휴가 끝난 뒤 한국갤럽 조사에서 7%포인트(67%→60%) 하락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와 기초연금 공약 후퇴 논란 등이 겹치면서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추석 연휴를 계기로 24.8%에서 29%로 4.2%포인트 반등했다. 당시 리얼미터는 “특히 20~30대에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는데 추석 가족 모임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도 공석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지명해야 한다. 북한이 추가 도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 대통령 지지율에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인사와 안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앞으로 지지율 60%대를 유지하는 관건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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