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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시설 직원 10명 중 2명 '잠복결핵'…사회복지시설 취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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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시설 종사자의 21%가 잠복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종사자의 경우 검진을 받은 약 11만명 중 2만여명이 잠복결핵 양성자였다. 잠복결핵은 전염력이 없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이나 학부모가 감염되지는 않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집단시설 종사자의 21%가 잠복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 종사자의 경우 검진을 받은 약 11만명 중 2만여명이 잠복결핵 양성자였다. 잠복결핵은 전염력이 없어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이나 학부모가 감염되지는 않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중앙포토]

집단시설에 종사하는 사람 5명 중 1명이 잠복결핵 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중에 잠복결핵 환자가 많았다. 정부가 결핵 예방을 위해 집단시설 종사자 37만여명을 검진한 결과다.

정부, 집단시설 종사자 검사 중간 발표 #의료시설은 18%, 어린이집 20% 양성 #증상·전염력 없어…환자·어린이는 안전 #사회복지시설 29%…"고연령 직원 영향" #고교 1년생 검진 희망자 15만명 중엔 2.3% #"결핵 지표 개선 위해 검진사업 적극 추진"

  결핵안심국가 사업을 추진 중인 보건복지부는 27일 이러한 내용의 잠복결핵 검진 사업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인 결핵 발병 지표를 개선하기 위해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확정된 ‘결핵안심국가 실행계획’에 따른 것이다.

OECD국가의 10만명 당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순위(2015년). 한국은 두 결핵 지표에서 모두 OECD 1위다. [자료=세계보건기구]

OECD국가의 10만명 당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순위(2015년). 한국은 두 결핵 지표에서 모두 OECD 1위다. [자료=세계보건기구]

  보건당국은 올해부터 교육부·법무부·병무청과 협력해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 종사자,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고등학교 1학년, 교정시설 수용자 등을 대상으로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시행 중이다.

  잠복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특별한 증상은 없고 전염력도 없어 집단시설을 이용하는 환자·어린이 등은 안전하다. 약 10%가 추후에 결핵으로 발병하지만 약물치료를 통해 결핵균의 활동성을 낮추면 발병 가능성은 줄어든다.

  8월 말 기준으로 의료기관·어린이집·사회복지시설에 종사하는 검진 대상자 37만8000명 중 79%(29만8675명)에 대한 검진이 완료됐다. 검진자 가운데 21.8%(6만5037명)가 잠복결핵 양성으로 확인됐다.

  집단 시설별로는 사회복지시설의 양성률이 가장 높았다. 대상자 11만8000명 중 61.5%(7만2604명)가 검진을 받았고 29.5%(2만1386명)가 양성자로 나타났다. 어린이집의 양성자 비율은 20.2%(검진자 11만682명 중 2만2411명), 의료기관은 18.4%(검진자 11만5389명 중 2만1240명)였다.

  복지부는 "양성률 차이는 집단 시설별 차이라기보다는 종사자의 연령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종사자의 평균 연령은 사회복지시설이 47세로 가장 높고 그다음이 어린이집(39.9세), 의료기관(36.6세) 순이다. 잠복결핵 양성률은 고연령층이 많을수록 높아진다. 반면 병역판정검사 대상자와 고교 1학년 학생의 양성 비율은 각각 2.9%, 2.3%로 낮았다.

  보건당국은 내무반 등에서 공동생활을 해야 하는 군부대가 결핵 전염 우려가 높다고 보고 올해 1월부터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34만명에 대해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추진했다. 8월 31일까지 대상자 34만명 중 71.2%(24만2863명)가 검진을 받았고 7105명(2.9%)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 학생들이 장시간 단체 생활을 하는 학교도 결핵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중앙포토]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실. 학생들이 장시간 단체 생활을 하는 학교도 결핵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 [중앙포토]

 고교 1학년 학생의 경우, 전체 약 52만명 중 희망자 30만명을 추려 올해 4월부터 검진이 실시되고 있다. 대상자 중 51.8%(15만5536명)가 검진을 받았고 양성은 3609명(2.3%)이었다.

  교정시설 수용자 검진은 지난 6일 시작됐다. 15일 기준, 수용자 3만8000명 중 5.3%(2030명)에 대한 검진이 완료됐다. 결과는 추후 발표 예정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부처간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결핵 안심국가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국민들도 결핵에 경각심을 갖고 2주 이상 기침 등 결핵 증상이 지속되면 결핵검사를 꼭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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