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경쟁력 4년째 26위..."선진국 중 드물게 하락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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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불꽃놀이 자료사진.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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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이 해마다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올해 한국은 조사 대상 137개 나라 중 26위를 차지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제자리 걸음을 했다. 특히,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나라 중에서는 드물게 하락세가 목격됐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은 WEF 2017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 26위에 올랐다. WEF는 '다보스포럼' 등을 개최하는 것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민간회의체다. 국가경쟁력 평가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의 통계와 국가별 최고경영자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한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7년 11위에 오른 바 있다. 역대 최고 순위였지만, 이후 지속해서 하락했다. 2011년 24위까지 떨어졌다가 2012년 19위로 잠깐 반등했으나 2013년 다시 25위로 하락했다. 2014년엔 다시 한 계단 내려와 26에 오른 뒤부터는 올해까지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 순위 추이

한국 순위 추이

평가의 3대 분야에서 가중치가 50%로 가장 큰 '효율성 증진' 항목의 순위가 26위로 가장 낮았다. 가중치 30%인 '기업혁신·성숙도'는 23위, 가중치가 20%인 '기본 요인'의 순위는 16위였다.

효율성 증진 항목은 주로 고등교육 및 훈련, 상품시장 효율, 노동시장 효율, 금융시장 성숙 등으로 평가된다. 기업혁신·성숙도의 경우 기업활동과 기업혁신으로 평가되고, 기본요인은 국가 인프라, 제도 등이 차지한다.

국가 인프라 제도 등은 잘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품시장 효율, 노동시장 효율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분석인 셈이다.

특히, 효율성 증진 항목에서 노동시장 효율 분야가 73위, 금융시장 성숙 분야가 74위를 기록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기본 요인에 포함된 인프라 항목의 경우 8위, 거시경제 항목은 2위를 기록해 비교적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가, 국가저축률, 재정 건전성, 국가신용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WEF는 "한국은 선진국 중에 드물게 지난 10년간 순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12개 부문 간 불균형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노동시장의 낮은 효율성이 국가경쟁력 상승을 발목 잡는 만성적인 요인"이라며 경쟁국에 대비해 혁신 역량의 우위를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 1위에 오른 나라는 작년과 같은 스위스다. 미국은 2위, 싱가포르가 3위에 올랐다. 일본은 9위, 중국은 27위에 기록됐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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