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판 피사의 사탑’ 신축 9층 오피스텔 45cm 기울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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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한 오피스텔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위층으로 갈수록 옆 건물과 간격이 넓어진 모습. [연합뉴스]

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한 오피스텔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위층으로 갈수록 옆 건물과 간격이 넓어진 모습. [연합뉴스]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9층짜리 오피스텔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일대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올 초 완공된 이 오피스텔은 2월에 사용 승인을 받아 16세대가 살고 있었다. 연면적은 491.57㎡(약 149평)다.
이 오피스텔 시공사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건물이 기울기 시작해 현재 건물 중심이 45㎝ 이동할 만큼 눈에 띄게 한쪽으로 치우쳤다. 세입자들은 이번 주 초 모두 오피스텔에서 나와 거처를 옮겼다. 이 오피스텔 시공사는 건물이 기울어진 것을 알고 안전진단을 한 뒤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안전진단 결과 이 일대 지반이 약한 데다 옆에서 신축 공사를 하면서 지반이 더 물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이 오피스텔은 지하가 없고 90㎝ 두께의 콘크리트를 깔아 땅을 평평하게 했다. 또 땅에서 1.7m 아래는 지하수가 흐르고 있다. 부산 사하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하단동 일부는 낙동강 매립 지역이라 토양 상태가 불안정한 연약지반”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는 현재 하는 지반 안정화 공사를 마무리한 뒤 다음 달 말까지 건물을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15일 “공사장 옆 건물이 기울고 있다”며 사하구청에 민원을 접수하는 등 불안에 떨고 있다. 주민들은 “주변의 다른 건물들도 기울어져 이 일대의 전반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하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안전총괄과에 의뢰해 이 일대 건물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며 위험 요소가 발견되면 정밀 안전진단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할 소방서와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상수도사업본부 등에 관련 사안을 알리고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발송했고 기울어진 오피스텔 옆에서 건물을 짓는 시공사에도 공사 중지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오피스텔의 복구공사가 끝나면 다시 정밀안전진단을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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