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생가 대형 트랙터 세워져 관광객 출입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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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생가 입구의 트랙터. [사진 거제시]

문재인 대통령 생가 입구의 트랙터. [사진 거제시]

경남 거제시 명진리 남정마을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 생가에 대형 트랙터가 세워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현재 이 생가에는 문 대통령이 태어날 때 탯줄을 끊어 준 추모(87)씨의 아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밤낮없이 관광객들이 찾아와 피해를 준다며 트랙터로 출입을 막은 것이다.

경남 거제시 남정마을 문 대통령 생가 소유주가 트랙터로 #밤낮 없는 관광객 방문에 사생활 침해와 재산 피해 이유로 #생가 주변 안내판 등 다 사라져 관광객도 급격히 줄어들어

13일 거제시에 따르면 지난 5월 대선 직후부터 남정마을 문 대통령 생가에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의 부모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 배를 타고 피란 와서 이곳에서 정착했고, 문 대통령이 이곳에서 태어나 일곱살 때 부산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문재인 대통령 생가[사진 거제시]

문재인 대통령 생가[사진 거제시]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이후 관광객이 몰려와 생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생가 이곳저곳을 살펴보며 문 대통령의 삶의 흔적을 찾곤 했다. 그러나 추씨 아들이 사생활 침해를 받는다는 이유 등으로 트랙터를 집 앞에 세워놓고 집안을 출입하거나 살펴보는 것을 막은 것이다.

거제면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추씨 아들이 관광객들 때문에 사생활 침해와 재산 피해가 심하다며 애초 경운기에서 트랙터로 바꿔 집안을 볼 수 없게 만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추씨 작은아들이 키우던 개가 스트레스 때문에 죽었다거나 집 담벼락의 돌을 관광객들이 빼내 무너졌다는 이야기가 있어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당선 직후 ‘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이 붙여 놓았던 생가 안내판 등도 어느새 모두 철거된 상태다. 외지 관광객들은 남정마을을 방문해도 어디가 문 대통령의 생가인지 알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생가 방문객은 지난 5월 5400명에서 6월 1만2510명으로 늘었다가 7월 5430명, 8월 458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가 있는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가 있는 경남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을 방문한 김정숙 여사.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거제시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이 생가를 매입해 복원 사업을 추진하려다 청와대 측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계획을 전면 보류하고 주변 도로 확장 등을 추진하고 있다.

거제시 관계자는 “생가가 개인 소유여서 시가 강제로 출입 통제를 풀기는 힘든 상황이다”며 “생가를 방문한 관광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생가 소유자의 사생활 침해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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