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만 내렸다’ 울부짖는데 운행한 버스 CCTV 분석 결과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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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 근처 버스 정류장.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 다음 로드뷰]

건국대학교 근처 버스 정류장.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사진 다음 로드뷰]

11일 퇴근 시간대 지하철 건대역 부근에 멈춰선 버스에서 어린 아이만 내리고 엄마는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해야 했다는 사연이 온라인에 확산된 가운데 서울시가 폐쇄회로(CC)TV로 확인해 본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시 “규정대로 운행”

 12일 서울시 측은 “CCTV를 돌려본 결과 지난 11일 오후 6시 무렵 건국대학교 부근 버스 정류장에서 18초간 정차한 모습을 확인했다. 어린이 한 명이 다른 보호자 어린이 두 명과 함께 내렸다. 보호자가 뒤따라 나오려는 순간 하차 문이 닫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버스 운전기사가 인지한 시점은 이미 차선을 한 차례 변경한 상황이었다. 주변 여건상 하차를 바로 시켜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여 졌다. 규정대로 운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전날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건대역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있었다. 뒷문 쪽에 사람들이 많았다. 5살도 안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내리자 뒷문이 닫혔다. 아주머니가 울부짖으며 ‘아기만 내리고 본인만 못 내렸다고 문 열어 달라’고 하는데 버스 기사는 무시하고 그냥 건대 입구역으로 가더군요. 다음 역에서 아주머니가 문 열리고 울며 뛰어갔다”는 내용의 글이 화제를 모았다.

[사진 다음 지도]

[사진 다음 지도]

 해당 글은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홈페이지에 이날 오후 6시 55분에 게재됐고, 글쓴이는 버스 번호도 적었다. 실제 해당 버스의 노선도에는 건대역에 정차하는 경로가 안내됐다.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민원 게시판에는 해당 버스 기사를 비난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서울시 관계자와 전화 통화 내용.

-글이 조작될 가능성이 있지 않나.

“CCTV를 보고 확인했다. 당시 버스에 워낙 많은 승객이 있어 신원 보호 문제 등으로 CCTV를 공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차 당시 상황이 어땠나.
“어린이 3명을 포함해서 10명 정도 하차를 했다. 어린이 한 명이 있었고, 다른 아이 둘이 있었다. 다른 보호자와 어린이 둘이 따라 나가니까 어찌된 상황인지 어린이 한 명이 따라가 셋이 나가는 상황이 됐다. 정류소 정차 CCTV를 봤을 때 그랬다. 그 뒤 어린이 엄마가 하차 문으로 따라 나왔다. 그런데 문이 닫힌 상황이 됐다. 어린이 셋은 가장 늦게 내린 상황이었다.  엄마가 ‘이제는 내려 달라’라고 하는 건 CCTV 상으로 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확인은 할 수 없었다.”

-엄마가 버스 운전기사 쪽으로 가서 내려달라고 했을 것 같은데
“그때 당시 CCTV상으로 소리가 들리지는 않지만 기사 분이 CCTV상 인지할 때 반응이 나왔다. 아무래도 운전을 하다보면, 운전에 집중을 하게 되면 (나중에 인지할 수 있지 않나). 그때 상황을 뭐라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은. 4차로 차선을 변경을 한 상태에서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렇다 할지라도 주변 여건상 도로 운행 여건상 하차를 시켜줄 서 없는 상황으로 보여 졌다. 또 정류소에 정차를 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기사가 규정에 따라 운행을 한 상태로 보여 집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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