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대학평가] 서울시립대, IT기술로 역사 재구성 … 성균관대는 유학과 현대경영 접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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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학과평가 <하> 인문·사회계열 

‘1930년대 서울은 어떻게 생겼을까?’

학문의 벽 허문 융합 학과들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3학년 박강민(24)씨는 지난여름 직접 이 문제를 해결했다. 지리정보시스템(GIS)에 당시 서울의 사대문과 큰 건물, 유적지 좌표를 일일이 입력해서다. 이 학과 학생들은 전공인 역사학은 물론 지리정보시스템 활용을 위해 지리학도 공부한다. 역사 수업을 듣다 의문이 생기면 과거의 시·공간을 재구성해 위성사진처럼 만들 수 있다. 염복규 국사학과장은 “요즘은 단순한 도시개발이 아닌 전통과 역사를 살려 도시를 ‘재탄생’시킨다. 공학지식을 지닌 역사학도가 많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학과는 우수한 교육 여건을 바탕으로 역사학과 가운데 ‘상’으로 평가됐다.

이처럼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을 시도한 인문·사회계 학과들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09년 신설된 상명대 경제금융학과는 경제학에 증권·금융 분야를 특화했다. 당시 경제위기 직후 국내에 증권·금융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해서다. 높은 취업률과 유지취업률(92.5%, 6개월 이상 취업 상태를 유지하는 비율)의 비결은 실무와 비슷한 교육과정에 있다. 유승동 상명대 경제금융학과장은 “교수 10명 모두가 한국개발연구원·한국은행 등 산업체와 공공기관 출신이다. 실제 기업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 비슷한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함께 해결해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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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계열에서는 여러 학문 분야를 융합해 학문의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학생들의 중도이탈을 막고 있다.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는 기업 경영 리더십을 유학에서 찾는 ‘유학과 경영’, 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유교문화 리모델링 과정’ 등의 수업을 개발했다. 졸업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개척해 취업률이 높다. 영남대 철학과는 철학·역사·예술·과학·공학 분야를 섭렵하는 ‘융합인문학’ 강의를 만들었다. 이번 학기 수업의 첫 강사는 미술학부 교수가 맡았다. 부산대는 철학·정치학·공학 연구자들이 참여해 지역사를 탐구하는 ‘로컬리티 인문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정부에서 10년간 20억원의 연구비를 받는다.

◆ 대학평가팀=남윤서(팀장)·조한대·백민경 기자, 김정아·남지혜·이유진 연구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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