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체계, “현존하는 최상의 미사일방어체계”…그러나 만병통치약은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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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1월 사드 체계의 미사일 요격시험 발사 장면.  [사진 MDA]

지난 2015년 11월 사드 체계의 미사일 요격시험 발사 장면. [사진 MDA]

군 당국은 그동안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에 대해 “현존하는 최상의 미사일방어체계”라고 강조해왔다.
사드의 X밴드레이더(AN/TPY-2)는 음속의 수 배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한다. 레이더를 미사일이 떨어질때 요격하기 위해 단거리탐지용으로 설정한 것을 종말모드라고 하는데, 이 경우 800㎞까지 탐지가 가능하다.

발사순간까지 포착하기위해 설정(전방모드)할 경우는 최대 2500㎞까지 탐지가 가능하다. 북한의 미사일 탐지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미국 본토를 비롯해 다른 지역의 미군과 네트워크로 연결할 수 있어 미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더라도 먼저 볼 수 있다. 전직 군 관계자는 “미사일의 요격율은 얼마나 먼저 발견해서 추적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북한이 미국을 공격하는 미사일 감시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은 지난 7월 두 차례의 시험발사에서 사드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MDA에 따르면 지난 7월을 포함해 모두 15차례의 사드 요격 시험에서 성공했다.

그러나 사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미 항공우주연구기관인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 지난 3월 “북한이 동시다발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레이더가 동시에 모두 탐지해)사드로 요격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북한이 유사시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쏘겠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ㆍ오키나와ㆍ괌 등을 목표로 삼을 것이고, 현재의 미사일 방어망으로도 요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남쪽에 떨어뜨리기 위해 사거리를 줄일 목적으로 고각발사를 하면 사드가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는가 의심하는 분석이 있다. 사드의 요격미사일은 레이더의 유도를 받아 적의 탄도미사일 근처까지 날아간 뒤 자체 센서로 목표를 찾아 격추하는 방식이다.

북한 노동미사일(최대 사거리 1300㎞ㆍ이하 최대 사거리)의 경우 정상각(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쏘더라도 사드 레이더가 성주골프장 북쪽에서 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무수단미사일(3000㎞)나 북극성-2형(2000㎞)과 같은 중거리미사일의 경우 고각발사하면 최대 고도가 800㎞를 웃돌고, 성주골프장 남쪽 상공에서야 최대 고도(정점)에 다다를 수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이 경우 탐지 순간이 짧아져 요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에 대한 요격도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있다.

또한 사드를 배치한 경북 성주골프장을 기준으로 작전 반경(200㎞)만큼의 원을 그리면 대구ㆍ부산 등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도착하고 보급하는 시설이 있는 지역은 사드의 방어권에 포함되지만 수도권 지역이 빠진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수도권에 가장 위협적인 북한의 무기는 방사정”라며 “사드는 방사포를 방어하는 전력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에서 수도권을 타격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스커드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현재 배치된 패트리엇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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