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서도 10대 폭행…여중생 모텔 감금하고 쇠파이프로 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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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충남 아산에서도 10대들이 여중생을 감금하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은 온몸에 상처를 입어 3주의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진은 집단폭행으로 멍든 허벅지. [피해자 가족 제공=연합뉴스]

지난 5월 충남 아산에서도 10대들이 여중생을 감금하고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은 온몸에 상처를 입어 3주의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진은 집단폭행으로 멍든 허벅지. [피해자 가족 제공=연합뉴스]

"우선 신고는 했지만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벌벌 떨고 있다"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10대들의 폭행은 얼마나 더 남은 걸까. 부산과 강릉에서 10대들이 또래를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가운데 충남 아산에서도 10대들이 여중생을 모텔에 감금하고 폭행한 사실이 6일 뒤늦게 알려졌다.

피해 가족에 따르면 5월 14일 오전 9시 30분쯤 천안·아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10대 A양과 B양이 중학교 2학년 C양을 불러내 폭행했다. 이들은 C양을 모텔에 감금한 채 1시간 20분간 폭력을 행사했다. C양은 얼굴과 팔 등 온몸에 상처를 입어 3주간 병원 치료를 받았다. 정신적 충격으로 학업도 중단한 상태다.

A양 등 가해자는 C양 뿐 아니라 전날 다른 여학생 D양도 모텔에서 감금 폭행했다. 이들은 다음 날인 14일 오전 C양을 같은 모텔로 불러 "D양이 모텔에서 탈출했는데, 그 사실을 알면서도 왜 말하지 않았느냐"며 C양을 때리기 시작했다.

피해자 허벅지에 남은 담뱃불 화상 자국. [C양 가족 제공=연합뉴스]

피해자 허벅지에 남은 담뱃불 화상 자국. [C양 가족 제공=연합뉴스]

폭행 수법은 부산·강릉 10대 폭행 사건과 비슷했다. A양 등은 모텔 안에 있는 옷걸이 쇠파이프로 C양의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얼굴 등을 마구 때렸다. 발로 걷어차기도 했다.

바닥에 떨어진 음식까지 먹도록 하거나 담뱃불로 C양의 허벅지를 7차례 지지는 등 1시간 넘게 폭행을 이어간 가해자들은 C양에게 "200만원을 벌어오라"며 모텔에서 풀어줬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양 등을 붙잡았고, 사건은 검찰로 넘어가 A양은 현재 특수상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 B양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사회봉사 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결과 A양과 B양은 이 폭행에 앞서 다른 후배 여중생에게 조건만남을 강요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혐의가 확인되면서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요행위 등) 혐의도 덧붙여졌다.

C양 가족은 매체와의 통화에서 "사건 이후 가족 모두가 보복을 당할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며 "딸은 이 일 이후로 학교에 가지도 못하는 등 큰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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