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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16세에 상주가 된 아이

중앙일보

입력

16세에 상주가 된 아이

“엄마, 나 아르바이트 합격했어요”

끝내 소년은 이 말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전화를 안 받는 엄마가
그저 볕좋은 날 나들이를 즐기고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TV에선 버스 연쇄추돌사고 뉴스가 나왔지만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16세 소년은 부모님의 영정 앞에서
고개를 떨궜습니다

12살 여동생은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사고 운전사는 자신도 다쳤다고 사과 한마디 없다”

“버스 사고가 또 터졌는데 공무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부모님은 영영 떠났지만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게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합니다

사고 당시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고속버스 운전사 신모 씨(59)

그는 여전히 "사고 당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졸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모든 고속버스 업체에
특별교통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합니다

두달전, 끔찍한 졸음운전 사고 때 이미 했던 말입니다

당시 국토부는 안전대책 시행 대상에서
고속버스 업체는 제외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점검을 하겠다고 합니다

운전사는 사과가 없고
버스 회사는 책임의식이 없고
정부는 대책이 없는 이 상황

16세 어린 나이에 상주가 된 소년의 슬픔과 분노를
도무지 헤아릴 길이 없습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제작:  오다슬 인턴 oh.daseul@joongang.co.kr
       조성진 인턴 cho.seo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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