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명 클럽 직원이 외국인 폭행 주장...'인종차별' 비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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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유명 클럽에서 외국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포토]

부산의 유명 클럽에서 외국인이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앙포토]

부산 서면에 있는 유명 클럽 직원이 입장하려던 외국인 여성을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클럽 측이 해명에 나섰지만 '인종차별', '여성혐오' 비난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 경찰은 조사에 나선 상태다.

페이스북 사용자 조슈아 어윈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일 부산 클럽에 입장하려다가 인도네시아인인 자신의 친구 제시카 세티아가 직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게시물은 1000여회 공유됐고, 해당 클럽에 대한 비난 댓글도 계속 늘어나는 중이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어윈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1일 저녁 11시쯤 발생했다. 그와 피해 여성을 포함한 일행 5명이 클럽에 입장하려고 신분증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피해를 당한세티아는 한국인 친구는 문제없이 클럽에 들어갔지만, 자신과 다른 인도네시아인 친구는 입장을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어윈 역시 게시물을 통해 세티아가 클럽 직원에게 항의하고 승강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직원이 세티아의 얼굴을 폭행했다고 밝혔다.

어윈은 "직원은 짜증이 나서 바닥에 신분증을 던졌고, 직원은 그의 친구에게 욕을 했다"며 "세티아에게 나가라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또, 어윈은 "직원의 주먹이 세티아의 입술을 찢어 피가 쏟아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결국 세티아를 아래층으로 데리고 가 전화로 경찰을 불렀다"고 말했다.

어윈의 게시물에는 얼굴에 피를 뒤집어쓴 여성의 사진이 함께 첨부돼 있다. 어윈은 해당 사건을 인종차별 및 여성혐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런 작은 승강이가 어떻게 이런 사건으로 번질 수 있을까"라며 "나는 이 모든 것이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는 애처로운 신념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믿는다. 이러한 생각은 한국과 많은 사회의 병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윈의 해당 게시물이 한국인 페이스북 사용자뿐만 아니라 외국 사용자에게까지 빠르게 번지자 클럽 측이 해명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캡처]

해당 클럽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영업장 내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다"며 "신분증을 요구하였고, 사진과 닮지 않아 추가적인 사항을 요구했다. 신용카드 확인여부를 요구하였고, 그에 응하여 일치하였기에 들여보냈다"고 밝혔다.

이어서 클럽 측은 "그러나 들여보내는 과정에서 한 외국인 여성이 '너네 이딴식으로 영업하지 말라'며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직원이 외국인 여성의 신분증을 바닥에 던졌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그 뒤 또 한 외국인 여성이 신분증을 내밀고 우리가 받는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졌다"며 "우리 직원은 미안함을 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폭행과 관련해서도 어윈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클럽 측의 주장이다. 클럽 측은 "(외국인 여성이 직원을) 주먹으로 수십차례의 무차별적 얼굴 폭행이 계속되는 과정에 방어 하는 행동으로 인하여 그녀의 입술에 상처가 난 것"이라며 "저희 클럽은 성차별, 인종차별적 행동은 단 1%도 하지 않았으며 저희 직원 또한 자숙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 서면경찰서에 따르면 클럽의 남성 종업원도 일행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남자는 얼굴 좌측을 맞아서 부었다"며 "4일쯤 관련자들을 다시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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