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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컴·호날두·페더러..‘잘생겨야 운동도 잘한다’ 가설 입증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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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 스포츠스타'로 꼽히는 데이비드 베컴, 로저 페더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중앙포토]

'꽃미남 스포츠스타'로 꼽히는 데이비드 베컴, 로저 페더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중앙포토]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레알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들은 미남인데다 뛰어난 운동 실력까지 갖췄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외모가 훈훈하면 운동도 잘할까. 이런 궁금증을 ‘팩트’로 풀어낸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英 엑스터대, 소치올림픽 바이애슬론 선수 분석 #이성에 매력적인 사람이 세계랭킹 등 성적도 좋아 #과거 미식축구·테니스 스타도 연구 결과 비슷 #"그렇다고 꼭 외모가 운동실력 보장하는 것 아냐"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영국 과학전문지인 뉴 사이언티스트지(紙)에 따르면 엑스터대 연구진은 2014년 열린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을 혼합한 경기) 경기에 출전한 남녀 선수 156명의 사진을 분석해 이들의 외모와 경기 성적 간에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봤다. 남녀 선수의 외모는 이성(異性) 선수가 평가해 점수로 매겨졌고, 경기 성적은 각 선수가 거둔 과거 세계 기록을 비교 분석해 산출했다.

엑스터대 연구진의 분석 대상이었던 바이애슬론 선수들의 경기 모습. [중앙포토]

엑스터대 연구진의 분석 대상이었던 바이애슬론 선수들의 경기 모습. [중앙포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운동선수의 매력도와 경기 성적 사이에는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존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잘생긴 남성 선수가 운동 실력까지 우수하다는 ‘일종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뉴 사이언티스트지는 전했다. 연구를 진행한 팀 마샬 엑스터대 교수는 “(남성 운동선수들의) 사진에는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의 경기 성적을 판별해낼 수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성 선수들에겐 미모와 경기 성적 간의 뚜렷한 상관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에 나타난 상관관계(남성 선수의 외모와 경기 성적)의 근거로 남성 선수의 ‘얼굴 비율’(the width to height ratio)과 ‘입가의 곡선’(degree of mouth curvature)을 지목했다. 연구진은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과 웃는 표정이 여성에게 어필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실제 두 변수는 상관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여성 선수가 남성 선수의 외모에 점수를 내리는 근거가 되지 않은 셈이다.

이번 연구의 대상 종목은 바이애슬론 뿐이었지만, 사이클링·미식 축구·테니스 등 다른 운동 종목에서도 과거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4년엔 ‘투르 드 프랑스’(매년 7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프랑스 일주 사이클 대회)에 출전하는 남성 선수들의 경기 성적과 이들의 매력도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소속의 NFL 스타 톰 브래디. [중앙DB]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소속의 NFL 스타 톰 브래디. [중앙DB]

또 2009년에는 미국 미식축구리그(NFL)서 우수한 경기 성적을 거둔 쿼터백들의 매력도를 분석한 결과, ‘최고의 기량’을 뽐낸 선수들에게 여성이 많은 호감을 보인다는 브리스톨대의 연구 결과가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NFL 슈퍼스타인 톰 브래디(뉴잉글랜드 패츠리어츠 소속)다. 그는 2001년 신인 시절 슈퍼볼 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팀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엔 슈퍼볼 MVP에 뽑혔다. 슈퍼모델 지젤 번천의 남편인 그는 최근 미국 랭킹전문사이트인 랭커가 꼽은 ‘가장 핫한 프로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디디에 드록바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함께 표지 모델이 된 배니티페어 2010년 6월호. [중앙포토]

디디에 드록바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함께 표지 모델이 된 배니티페어 2010년 6월호. [중앙포토]

이런 연구 결과는 피부색도 가리지 않는다. 코트디부아르 국가 대표이자 프리미어리그 첼시팀의 간판 공격수이었던 디디에 드록바. 그는 남성미 넘치는 외모로 ‘미남 축구선수’ 대열에 들었다. 호날두와 함께 미국의 패션잡지 베니티페어 2010년도 6월호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일부 학자들은 "인류가 과거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잘 달리고 힘이 센, 그러면서도 강인한 인내력이 훌륭한 사냥꾼의 조건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조건을 갖춘 남성이 여성들이 선호하는 배우자였다는 점을 지적한다. 남성의 외모에서 운동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DNA를 여성들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들이 무의식 중에 남성의 얼굴에서 '사냥꾼의 재능'을 감지하고, 이를 매력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잘생긴 선수들의 좋은 경기 성적은 종종 광고계 진출로 이어진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탈리아 대표 수영선수로 출전한 루카 도토(25)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모델로 발탁됐다. [중앙포토]

잘생긴 선수들의 좋은 경기 성적은 종종 광고계 진출로 이어진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탈리아 대표 수영선수로 출전한 루카 도토(25)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모델로 발탁됐다. [중앙포토]

그러나 뛰어난 외모가 운동실력을 꼭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뉴 사이언티스트는 브리스톨대 연구를 언급하면서 “해당 연구가 분석 기준으로 삼았던 남성 선수들의 경기 성적 차이는 사실 미미한 수준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여성 선수의 미모와 이들의 경기 성적 간 상관관계 여부를 분석한 연구도 적지 않았다. 최근 여성 선수의 매력도와 에스트로겐(여성 호르몬) 간의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정작 에스트로겐이 운동 능력과 관련성이 떨어져 ‘연구의 가설’(여성 선수의 매력도와 경기성적 간 상관관계)을 입증해내진 못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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