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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서울 아침이 16도, 때 이른 가을 … 제트기류 약해지자 찬 공기 내려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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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지난 28일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현에 눈이 내렸다. [신화=연합뉴스]

북쪽 찬 공기의 영향으로 지난 28일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 모허현에 눈이 내렸다. [신화=연합뉴스]

30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상 16.1도를 기록했다. 예년 이 무렵의 최저기온이 21도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5도 가까이 낮은 셈이다. 또 이날 대관령의 아침 기온은 11.6도까지 떨어졌고 춘천도 14.3도에 머물렀다. 이들 지역도 평년보다 4~5도나 낮았다. 지난 29일에도 서울의 낮 기온이 17도에 머무는 등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도 평년보다 3~5도 떨어졌다.

헤이룽장성엔 28일 눈까지 내려 #다음주 중반에 평년기온 회복

이웃 중국에서는 최북단인 헤이룽장(黑龍江)성 모허(漠河)현에 28일 한때 눈이 내리기도 했다. 평소 춥기로 이름난 모허지만 8월에 눈이 내린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1957년 모허 기상대가 설립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성묵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에서 찬 공기가 한반도로 쭉 내려왔기 때문”이라며 “한반도 상공의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치우쳐 흐르면서 찬 공기도 따라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헤이룽장성처럼 북쪽이나 해발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눈이 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제트기류는 지구 자전에 따라 중위도의 7~12㎞ 상공에서 서에서 동으로 부는 편서풍이다. 시속 100㎞ 정도로 빠르고 강하게 불지만 때로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남북으로 크게 출렁이며 흐르기도 한다. 현재 제트기류가 뱀처럼 꾸불꾸불 흐르면서 한반도 주변에서는 남쪽으로 치우쳐 흐르고 있는 상태다.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반면 태평양 건너 미국의 서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북쪽으로 치우쳐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남쪽 더운 공기가 들어온 미국 서부 지역은 평소보다 기온이 올라 폭염을 겪고 있다.

또 미국 동부 지역에서는 제트기류가 다시 남쪽으로 치우쳐 흐르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텍사스주 등을 강타한 것도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미국 동부 상공의 제트기류 흐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기상학자들은 보고 있다. 제트기류의 흐름에 허리케인이 빨려 들어간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통보관은 “지금과 같은 제트기류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아침에는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나타나겠다”고 말했다. 31일부터는 낮 기온이 먼저 평년 기온을 회복하겠고, 다음주 중반이 되면 아침 기온도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밤과 낮의 기온 차이가 10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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