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프란치스코 교황 접견 때 ‘물 먹은’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이 마침내 교황을 만났다고 미국 CNN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 스파이서 쏙 뺀 채 교황 접견 #독실한 기독교 신자 스파이서 전 대변인 체면 구겨
CNN에 따르면 스파이서 전 대변인은 미 국회의원들과 이탈리아를 방문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다. 스파이서 전 대변인은 교황과 친밀한 대화를 나눴고, 기념사진도 찍었다고 CNN은 전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스파이서 전 대변인은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바티칸 방문 당시, 교황 접견 명단에서 빠져 화제가 됐다.
대통령의 ‘입’이라 할 수 있는 대변인이 접견에서 빠져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교황과 만나기를 열렬히 원한다”고 말해왔던 스파이서로서도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당시 교황 접견엔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장녀 이방카, 사위 재러드 쿠슈너,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가족과 주요 측근이 배석했다. 여기에 호프 힉스 백악관 전략공보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보디가드 출신 케이스 실러 부보좌관, 소셜미디어 담당 보좌관인 댄 스캐비노 등 스파이서 대변인보다 ‘급’이 낮은 이들도 접견에 배석했다.
당시 백악관의 한 소식통은 “스파이서 대변인은 접견 직전 자리가 부족하다며 불가를 통보받았다”며 “그가 무시당했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백악관 내 스파이서 대변인의 위상이 확인되는 계기가 됐다. 결국 두 달 뒤인 7월 말 스파이서 대변인은 사임했다.
CNN은 “스파이서 전 대변인이 백악관을 나오고 나서야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를 성취했다”며 “그가 교황과의 접견에 매우 흡족해했다”고 전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