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베이비! '베이비 드라이버'의 안셀 엘고트 인터뷰

중앙일보

입력

[매거진M]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베이비를 연기한 안셀 엘고트(23)가 영화 개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8월 25일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만난 그는 영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 캐주얼한 차림이었다. 191cm 큰 키로 성큼성큼 걸어들어온 그는 특유의 선한 눈웃음으로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다.

'베이비 드라이버' 스틸컷 ⓒ2017 TriStar Pictures, Inc. and MRCⅡ Distribution Company L.P. All Rights Reserved

'베이비 드라이버' 스틸컷 ⓒ2017 TriStar Pictures, Inc. and MRCⅡ Distribution Company L.P. All Rights Reserved

―베이비는 전형적인 액션 영웅이 아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굉장히 다채롭고 흥미로운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장난꾸러기 소년 같을 때도 있고, 굉장히 센 남성일 때도 있고, 심지어 소녀다울 때도 있다. 물론 최고의 드라이버다. 음악을 사랑하고, 굉장히 흥미로운 방식으로 소리를 믹싱하기도 한다. 분명 비전통적인 액션 영웅이다. 남녀불문 누구나 사랑할 수 있는 인물인데,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그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내가 베이비의 삶에 숨을 불어넣고 싶었다.”

―매 장면 음악이 나오고, 베이비는 그 음악의 리듬과 박자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 이어폰을 계속 끼고 있는데 실제로 음악이 흘러나왔는지 궁금하다. 또 사전에 동선을 정확하게 짜고 리허설을 거쳤나.
“이어폰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이어폰을 끼고 있지 않더라도 관객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모든 장면에선 현장에서 음악을 틀어놨다고 생각하면 된다. 안무는 한 달 정도 리허설을 진행했다. 촬영에 들어가면 리허설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 마치 공들이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사전에 다 계획을 한 것이다.”

―액션 또한 음악과 함께 리드미컬하게 진행된다.
“맞다. 이번 액션은 사실 안무와 유사했다. 한 달간 안무 연습은 물론이고 파쿠르 액션, 차 속에서 운전하는 스턴트 훈련을 했다. 다른 영화는 이렇게 오래 준비하지 않는다. 그것이 이 영화가 굉장히 멋지게 나올 수 있었던 이유다.”

'베이비 드라이버' 스틸컷 ⓒ2017 TriStar Pictures, Inc. and MRCⅡ Distribution Company L.P. All Rights Reserved

'베이비 드라이버' 스틸컷 ⓒ2017 TriStar Pictures, Inc. and MRCⅡ Distribution Company L.P. All Rights Reserved

―아까 베이비가 비전통적 액션 영웅이라고 말했는데, 사실 당신의 전작을 봐도 뻔한 인물은 별로 없다. ‘안녕, 헤이즐’(2014, 조쉬 분 감독)에선 암환자 헤이즐(쉐일린 우들리)을 밝은 곳으로 끌어내는 어거스터스를 연기했고, ‘다이버전트’ 시리즈(2014~)에선 선악을 넘나드는 인물로 분했었다. 그런 캐릭터에 더 끌리는 편인가?
“그렇다. 나는 전통적인 것과는 먼 캐릭터를 좋아한다. 독특한 인물에 나만의 독특함을 불어넣을 때 더 보람이 크다. 예를 들어 굉장히 매력적인 연기를 하다가 무섭게 돌변한다든지, 다양한 선을 넘나들며 연기하는게 더 재밌다. 사실 인간이란 것 자체가 다양한 고유의 색채를 가졌다. 연기를 통해 그걸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베이비도 바나나를 흔들면서 장난치다가도, 터프하게 변하지 않나.”

―‘베이비 드라이버’는 인생의 OST가 많다. 안셀 엘고트 인생의 배경 음악을 꼽는다면 무엇인가. 또 DJ 활동도 하고 있고 싱글 앨범도 냈다. 재능이 많은 것 같은데, 연기와 음악은 각각 어떤 매력이 있나.
"고맙다. 정말 어마어마한 질문이다. 내 인생의 음악을 꼽자면 지금 작업하고 있는 EP가 있다. 직접 작사한 다섯 곡이 들어간다. 내 본성에 가장 가까운 음악들이다.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는 음악이 마법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람 뿐만 아니라 내가 키우는 강아지도 누가 피아노를 연주하면 가까이 가서 귀 기울인다. 또 다양한 코드가 연주되는 걸 들어보면, 어떤 코드는 따뜻하고 기분 좋게 들리지만, 어떤 코드는 무섭게 들리기도 한다. 정말 특별하지 않은가.
음악은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현실을 담고 있다. 나는 특히 아티스트들이 자신을 오롯이 담아서 만든 음악, 현실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음악을 사랑한다. 연기의 매력을 물어봤는데 ‘베이비 드라이버’는 전형적으로 내가 매력을 느끼는 영화다. 디테일이 살아있고, 생동감이 넘치는 독특한 영화 말이다. 사실 음악이든 영화든 독특한(Unique) 것을 좋아한다.”

―‘베이비 드라이버’ 속편이 나오나?
“감독님이 결정해야 하는데, 속편을 내기에 굉장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많은 부분이 열린 채로 끝났고,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이 캐릭터에 대해 애정이 생길거니까.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