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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의 보디가드' 형님들의 아무말대잔치, 고약하지만 확실히 웃겨 준다

중앙일보

입력

'킬러의 보디가드'

'킬러의 보디가드'

[매거진 M] ★★★

[리뷰] '킬러의 보디가드'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걸 잃은 일급 보디가드 브라이스(라이언 레이놀즈). 일·명예 그리고 사랑까지 한꺼번에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그에게 온다. 최악의 독재자 두코비치(게리 올드만)의 유죄를 밝힐 증인을 보호하라는 미션. 영국에서 네덜란드 법정까지 시간 맞춰 증인만 데려다 놓으면 된다. 한데 하필 그 증인이 일급 청부 살인자이자 철천지원수인 킨케이드(사무엘 L 잭슨)라니. 남은 시간은 하루, 브라이스와 킨케이드를 제거하기 위해 두코비치의 용병들마저 뒤를 쫓는 상황. 두 남자는 무사히 법정까지 갈 수 있을까?

자, 이건 어디까지나 웃자고 만든 영화다. ‘대의를 위해 몹쓸 범죄자를 보호하는 게 옳은가’하는 철학적 고민이나, 리얼리티는 다른 곳에서 따지시길. ‘킬러의 보디가드’는 딱 할리우드 스타일의 액션 코미디요, 버디 무비다. 앙숙 관계의 두 주인공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티격태격 돌진하다가, 어느 순간 의기투합해 미션을 치른다는 이야기. 예상대로 술술 풀려 가지만 다행인 건, 웃겨 주고 액션도 터트려 준다는 점이다. 일류 킬러와 보디가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자동차·오토바이·보트 가리지 않고 속도감 있는 액션이 이어진다.

'킬러의 보디가드'

'킬러의 보디가드'

‘킬러의 보디가드’ 최고의 무기는 두 주연 사무엘 L 잭슨과 라이언 레이놀즈다. 이제는 별말 없이도 캐릭터가 느껴지는 두 베테랑 배우가 작정하고 몸을 던지며 상황극을 만든다. 사람 죽이는 일 못지않게, 상대 성질을 건드리는 것에 도통한 두 인물을 고약할 정도로 잘 소화했다. 차에서 고래고래 음치 배틀을 벌이는 장면이 단연 백미다.

어쨌든 호불호는 분명해 보인다. 이 영화엔 맥락에 안 맞는 설정, ‘F××k’이 난무하는 거친 농담, 요란한 총질과 폭발음이 러닝타임 내내 이어진다. 드라마보다 웃음, 큰 이야기보다 상황극에 몰두한 결과다. 누군가에겐 분명 공허한 스펙터클, 휘발성이 강한 코미디로 보일 법하다. 하나 취향만 맞는다면 이 영화는 더없이 시원한 길티 플레져 무비다. 형님들의 ‘아무말대잔치’. 고약하지만 확실히 웃기긴 하다.

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원제 The Hitman's Bodyguard│감독 패트릭 휴즈│출연 라이언 레이놀즈, 사무엘 L 잭슨, 게리 올드만, 셀마 헤이엑, 에로디 영│각본 톰 오코너│촬영 줄스 오로린│프로듀서 데이비드 엘리슨, 윌리엄 폴 클락│음악 앳리 오바슨│편집 제이크 로버츠│장르 코미디, 액션│상영 시간 118분│등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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