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성진 장관후보자 "나는 흙수저…'상생'의 힘으로 성장"

중앙일보

입력

박성진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부친의 보증으로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에 못 간 적도 있었습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LG전자라는 대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하는 '상생'의 힘으로 저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는 28일 중기부 출입기자에게 보낸 A4 2장 분량의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삶과 후보자로서의 포부 등을 소상하게 적은 글을 공개했다. 박 후보자는 장관 후보자로 거론된 적이 없어서 개인의 이력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약국·중국집·정육점 등 여러 자영업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부친의 보증으로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되고 중학교 때는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에 못 간 적도 있다"고 과거 어려웠던 가정환경을 회고했다.

하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포항공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아 대기업인 LG전자에 입사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박사 논문도 썼다고 적었다.

박 후보자는 포항공대 1회 수석 졸업생일 정도로 학업 성적이 뛰어났다.

그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던 자신의 삶에 대해 "함께 하는 상생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학교에서와 달리 현장에서는 쓰라린 실패를 맛보았다고 돌이켰다. 이론과 현장은 달랐던 것이다.

그는 "논문을 쓰는 연구 활동과 실제 제품 생산에 쓰여지는 공학을 한다는 것에 대한 크나큰 격차를 실감하고 고민에 빠졌다"며 "현장으로 뛰어나가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힘이 현장에 있음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벤처 창업의 길이 활짝 열리자 박 후보자도 선후배와 함께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이후 자신이 개발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와 계약을 맺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 미국에서 6개월 동안 월급도 없이 버텨야 했던 과거도 소개했다. 박 후보자는 "당시 밑바닥부터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다행히 연구 능력을 인정받아 미국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게 됐고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자들의 강의를 듣고 만나면서 그 역동적인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관련기사

박 후보자는 부산 출신으로 해운대고등학교를 거쳐 포항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연구 교수를 지냈다. LG전자·델레포스·세타덱 등을 거쳐 2009년부터 모교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 후보자는 "새롭게 첫발을 내딛는,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항의 마지막 승선자인 중소벤처부가 소상공인·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소임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지명소감 전문.

안녕하십니까.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입니다.

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고 계셔서 짧게나마 직접 소개와 함께 인사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약국, 중국집, 정육점 등 여러 자영업을 하셨던 부모님 밑에서 자랐습니다.

부친의 보증으로 하루아침에 단칸방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중학교 때는 학비를 내지 못해 일정 기간 학교에 못 간 적도 있었습니다.

주위의 도움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고, LG전자라는 대기업에서 근무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하는 '상생'의 힘으로 저는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주위의 도움은 학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성과도 올렸습니다.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해답을 입증했고, 세계 석학이 인정하는 박사논문을 썼습니다.

저는 연구 성과물을 현장에 적용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습니다.

논문을 쓰는 연구 활동과 실제 제품 생산에 쓰여지는 공학을 한다는 것에 대한 크나큰 격차를 실감하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공학이란 무엇인가? 기업이란 무엇인가?

현장으로 뛰어 나갔습니다. 그곳은 치열하기만 했습니다. 협력업체에서 애를 업고 사출하시는 아주머니도 보았습니다. 컵라면 하나에 의지해 제조라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보았습니다.

당시 공학에 몰두했던 저는 결국, 우리나라를 이끌어온 힘이 현장에 있음을 느끼게 됐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벤처 창업의 길이 활짝 열렸고, 저도 선후배들과 함께 창업을 했습니다.

제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교수와 계약을 맺고 미국도 가게 됐습니다. 제가 연구해서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상용화 된다는 흥분에 저는 매료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성공이 눈앞에 왔다는 착각으로 행복감을 느끼는 순진한 시절이었습니다.

역시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회사 현금은 곧 고갈됐고 저는 미국에서 가족들과 6개월간 월급 없이 버텨야만 했습니다. 밑바닥부터 다시 생각했습니다.

다행스럽게 저와 계약 맺었던 미국 교수가 저의 연구 능력을 높이 평가해 미국에서 직장을 얻게 됐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자들의 강의를 듣고 만나면서 이 역동적인 힘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후 포항공대에서 저에게 관심을 보여 왔습니다. 고국으로 돌아가 강단에 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이 모든 경험을 포항공대의 공과교육의 성공을 위해 쏟겠다고 다짐했고, 지난 6년간 그 길 위에서 뚜벅뚜벅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나라의 부르심을 받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4차산업혁명의 세계적 파고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재와 밀도 있는 교육과 연구, ICT 인프라, 적절한 크기의 실증 단지로서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각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세계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첫발을 내딛는, 그리고 문재인 정부 출항의 마지막 승선자인 중소벤처부가 소상공인, 중소기업, 기술벤처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소임을 다 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8월 28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