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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문대통령 100일간 방문지역 동선분석해보니, PK는 4건 TK는 0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100일간 모두 12곳(중복 제외)의 지방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새정부 조각과 해외순방 등 바쁜 일정 와중에도 취임 첫날인 5월10일부터 8월17일 사이에 열흘에 약 한 번 꼴로 지방 시찰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분권을 강조하고 내년 전국 동시지방선거 때 지방분권을 담은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붙이겠다는 약속을 재차 확인한 대통령이어서 그런지 지방에 상당한 비중을 둔 행보로 풀이된다.

핵심 지지기반인 PK와 호남제주권 각 4회로 가장 많아 #반대 세력 많은 TK는 100일간 공식일정 단1건도 없어 #취임 이후 바쁜 일정에도 강원은 2회, 충청1회, 인천1회 #불가피한 공식일정 때문이라도 일부 지역은 '결과적 홀대'

다만 각종 기념식 등과 연관된 공식 행사에 불가피하게 참석한 경우가 다소 많았다지만 PK와 호남권 등 문 대통령의 핵심지지 기반에 방문 일정이 편중됐고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았던 TK 지역은 지난 100일간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아 눈에 띄었다.

중앙일보 취재팀의 분석은 청와대가 공개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100일간 공식 일정과 비공식 일정에다 기자들의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했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이 언제, 왜, 특정 지역에 행차했는지를 분석해봤다.

지난 5월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5월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5우러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 4층 CIP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src="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8/27/2f311246-f34e-4b4d-9079-68898b345ab5.jpg"/>

지난 5우러 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 4층 CIP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공항공사 비정규직 직원들과의 대화를 갖고 “임기 내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간담회 도중 눈물을 쏟은 한 여성 직원은 “국기가관에서 일하는 저희를 찾아준 것에 대해 희망이 보인다는 생각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벅찬 생각 때문에 운 것 같다”고 말했다.

5월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참석자들과 함께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특히 5·18 당시 희생된 고 김재평씨의 딸 김소형(37)씨가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울음을 터뜨리자 직접 다가가 안아줘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5월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을 맞아 그 동안 ‘좋았던 순간’으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꼽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게 된 게 기뻤다.당시 돌아가신 아버님에 드리는 편지를 낭독한 여성분의 서러움이 없어질 수 있다면 내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5월 21일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경남 양산시 하늘공원묘지에 있는 선영을 참배했다. 21일은 일요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튿 날인 22일에 취임 이후 첫 연차휴가를 즐겼다. “연차휴가를 다 쓸 것”이라고 밝힌 문대통령은 양산 사저를 찾은 시민 방문객들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취임 후 첫 휴가에 나섰던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 오후 부산 영도구 어머니 자택을 방문 한 뒤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취임 후 첫 휴가에 나섰던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 오후 부산 영도구 어머니 자택을 방문 한 뒤 미니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오후에는 경호차량 없이 수행원들과 25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부산시 영도의 모친 강한옥(91)여사의 자택을 찾아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다음 날인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지난 5월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신도시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5월 31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신도시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5월 31일에는 전북 군산 새만금 신시광장에서 열린 ‘제22회 바다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취임 후 두 번째 호남 방문이었다.
공연을 한 초롱초롱동요학교 학생들이 쓴 손 편지를 받고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에는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며 격식을 파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월에는 세 차례 지방방문을 소화했다.
6월 16일 제주에서 열린 제2차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 총회에 참석해 “투자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유네스코가 제주를 세계자연유산이자 생물권 보전지역,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했다”며 한국의 자랑거리로 치켜세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3일 충남 태안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현무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23일 충남 태안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현무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23일에는 한민구 전 국방장관 등과 충남 태안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사거리 800㎞짜리 국산 탄도미사일인 현무미사일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군이 충분한 미사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알려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국민은 우리의 미사일 능력이 북에 뒤지지 않음을 든든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당시 청와대는 "당초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참가할 예정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직접 참관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참석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음 날인 24일 문 대통령은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했다. 개막식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북한에서 온 시범단원과 악수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7월 들어서는 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에서 선수와 자원봉사자, 대회 관계자를 격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 휴가중이던 지난 7월 31일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길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 휴가중이던 지난 7월 31일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길에서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

30일부터 6박7일간의 여름휴가에 나선 문 대통령은 휴가 첫날 다시 평창을 찾았다. 시민들과 모노레일을 타고 스키 점프대에 올랐고 다음 날에는 오대산 상원사에 올라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휴가 기간에 경남 진해를 찾은 문 대통령은 거북선 모형함을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여름 수영훈련 모습을 보고 버스에서 내려 격려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어 잠수함사령부와 잠수함 안중근함를 방문, 장병들을 위로했다.

지난 3일 진해공관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던 문재인 대통령이 잠수함 안중근함을 방문,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지난 3일 진해공관에서 여름휴가를 즐기던 문재인 대통령이 잠수함 안중근함을 방문,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이상 취임 이후 100일간의 지방행차 사례(서울 제외)를 모아 분석해보면 PK(부산·경남·울산)지역이 모두 4회로 가장 많았다. 양산 1회, 부산 1회, 김해1회 진해1회였다,
호남(광주광역시1회, 군산 1회, 무주1회)은 3회였는데, 제주와 묶을 경우 호남·제주권이 4회로 PK와 같아진다.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를 위한 각별한 배려 때문인지 단일 지역으로는 가장 많은 2회를 강원도 평창에 할애했다.
북한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이뤄진 현무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장 방문에 따라 충청이 1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선언하기 위한 인천공항공사 방문에 따른 인천 방문이 1회였다.

그런데 TK는 유일하게 0건이었다. 지난 100일간 이 지역에 주요 행사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지만 청와대 측의 별도 설명은 없는 상태다.

아직 취임 초기이기 때문에 지난 100일간의 지방 시찰만으로 문 대통령의 특정 지역에 대한 호불호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ldla dlg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100일간의 행보를 놓고 보면 특정 지역에 다소 치우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취임 200일, 취임 300일, 그리고 1년,2년을 지나면 문 대통령의 지역 균형 방문이 이뤄질지 지켜 볼 일이다.

대전·창원·평창·제주·전주·인천=신진호·위성욱·박진호·최충일·김준희·최모란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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