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준설토는 폐기물이 아니라 미래자원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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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토는 모래, 실트, 점토와 암석으로 분류된다. 지금도 꾸준히 국내외 항만건설, 항로유지와 항만 및 하천 정비사업 등으로 많은 양의 준설토가 발생되고 있다. 발생된 준설토는 지금까지 모래를 제외하고 단순히 폐기물로 인식되며,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투기장에 단순처리하거나 먼 바다에 투기되어 왔다. 하지만 선진국의 중심으로 UN의 교토의정서 협약과 최근 UN의 파리협약 등으로 지구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준설토가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라 중요한 순환자원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자고로 “모래(sand)는 금(gold)이다”는 자연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자원고갈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가까워지고 있다. 바닷모래 채취로 해안침식이나 어장의 황폐화로 규사확보가 절대절명인 유리업체는 곤란한 입장이고 인류발전에  크게 기여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양질의 모래확보가 필수이나 점점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리고 작은 섬 도시국가인 싱가폴은 절대 숙원사업이 국토확장이다. 바다를 매립하는 간척사업으로 2050년까지 수백억 입방의 모래를 필요하여 주변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및 베트남 등지에서 수급 해왔으나 UN산하 UNESCO 및 주변국 환경단체의 극렬한 반대에서 부딪쳐 모래수급을 어려워 그 비용이 급증하고 있고 정치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해양수산부 제3차 항만기본계획에서는 2020년도까지 국내 전국 주요항만의 준설계획량은 약 3억 2600만㎥에 이른다. 전체 준설량의 90% 정도가 인천항, 평택당진항, 군산항, 광양항 부산항에서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며, 준설방식으로 보면 개발준설이 13%, 항로준설이 71%, 유지준설이 16%로 분석되어 항로 준설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규항만시설 조성에 따른 준설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류수송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해상 수송에 있어서 점차적인 선박의 대형화에 따른 영향으로 항로유지 준설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해상항로 및 항만유지에 따른 준설량은 꾸준히 증가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준설토는 실트, 점토와 모래로 구분되어 실트-점토질은 매립을 위한 주재료로 쓰였고, 모래는 매립지 상부를 성토용 재료나 배수재로 사용되었다. 모래 준설토를 그대로 활용되는 경우와 실트나 점토질 준설토는 효율적인 활용기술과 장거리 이송을 대한 장비개발 연구개발도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왔다. 하지만  준설점토는 함수비가 매우 높아서 탈수 과정을 포함한 분리과정이 필요하고 건설재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정화(준설토를 시멘트 및 첨가물 혼합)작업같은 특수공정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실용화에 성공한 준설토 활용 경량혼합토는 현장 활용성과 경제성이 우수한 공법으로서 구조물 시공시 지반침하 해결 및 토압 경감으로 뒤채움재료, 기능성골재, 경량성토와 사면 보호공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논단에서는 그동안 폐기물로 인식되어 단순투기나 매립되는 준설토를 단순 투기로 처분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건설자원으로 적극 활용한다면 신시장 개척과 더불어 가치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불가피하게 하천이나 해양에서 발생되는 준설토를 활용할 경우, 투기비용을 포함한 처분비용을 절약하면서 기회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준설토 활용은 최초 의도했던 목적뿐만 아니라 부수적 이익의 발생까지 확인되고 있으므로 준설토의 유효활용은 국가 경쟁력의 강화, 해양환경개선 등에 커다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윤길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영년직연구원 glyoon@kio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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