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타이틀 사이좋게 하나씩 먹겠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올 시즌 프로야구도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포스트 시즌 진출을 놓고 5강 싸움이 한창인 가운데, 개인 타이틀 경쟁 역시 이에 못지않게 치열하다.

시즌 막바지 독식 없는 초접전 #투수 부문 1위 한 명도 안 겹쳐 #타자는 최정·최형우만 두 부문 1위 #다승 KIA 양현종·헥터 집안싸움 #홈런은 최정·로사리오 티격태격 #타격왕 작은 거인 김선빈 굳히기

올해 특징은 타이틀 독식(3개 이상) 현상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투수 부문에선 니퍼트(두산)가 승리·평균자책점·승률 1위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됐고, 타자 부문에선 최형우(당시 삼성)가 타율·타점·최다안타 1위를 차지하면서 FA(자유계약선수)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의 경우 투수 부문 1위는 같은 선수가 한 명도 없고, 타자 부문에선 최정(SK)과 최형우(KIA)가 각각 두 부문 타이틀 1위를 달리고 있다.

프로야구 타이틀

프로야구 타이틀

투수는 다승과 평균자책점 부문이 가장 접전이다. 다승은 KIA의 집안싸움이다. 원투펀치 양현종(KIA)과 헥터(KIA)가 17승과 16승으로 1, 2위다. 헥터는 파죽지세로 14연승을 달렸지만 최근 5경기에서 2승 3패로 주춤했다. 그 사이 양현종이 4승 1패를 기록하며 역전했다. 양현종은 지난 15일 NC를 상대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승 기록(17승)을 세운 이후 한결 편안하게 던지고 있다.

[포토] 헥터 위로하는 양현종

[포토] 헥터 위로하는 양현종

평균자책점은 올해 가장 불운한 선수들로 꼽히는 피어밴드(kt)와 박세웅(롯데)이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피어밴드는 유일한 2점대(2.94) 투수다. 전반적으로 ‘짠물 투구’를 했음에도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역시 문제는 타선의 지원 부족이다. 7승(9패)으로 다승 부문에선 공동 23위에 처져 있어 평균자책점 타이틀이 더욱 탐난다. 9승 후 8번 도전한 끝에 두 자리 승수(10승 4패)를 달성한 박세웅은 평균자책점 3.08로 피어밴드를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도 1위 주인이 수시로 바뀌던 타격왕 타이틀은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키 1m 65㎝의 ‘작은 거인’ 김선빈(KIA)이 타율 0.386으로 1위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김선빈은 2위 최형우(0.364), 3위 박건우(두산·0.357)와 격차를 조금씩 벌려가고 있다.

[포토] 켈리 '폭염 뚫고 역투'

[포토] 켈리 '폭염 뚫고 역투'

1위가 사실상 확정된 타이틀도 있다. 탈삼진은 켈리(SK), 도루는 박해민(삼성)이 각각 2위와 압도적 차이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켈리는 탈삼진 162개로 2위 차우찬(130개)에 32개 차로 앞서 있다. 남은 시즌 부상 변수 없이 두 선수가 완주한다면 켈리가 선두를 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난 시즌 8개 차로 보우덴(두산)에 1위를 내준 켈리는 이번에 꼭 탈삼진 타이틀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박해민은 2015년(60도루), 지난해(52도루)에 이어 3년 연속 도루왕을 노린다. 박해민은 현재 33도루로, 2위 버나디나(KIA·24도루)를 9개 차로 앞서 있다. 호적수인 이대형(kt)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마치는 바람에, 박해민은 도루왕을 향해 순항 중이다.

19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중견수 박해민이 2회말 무사 2루에서 KIA 5번 이범호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고 있다. (조남수 기자/news@isportskorea.com)

19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삼성 중견수 박해민이 2회말 무사 2루에서 KIA 5번 이범호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고 있다. (조남수 기자/news@isportskorea.com)

홈런과 세이브 타이틀은 짙은 안갯속에 가려져 있다. 50홈런에 도전하는 최정은 38홈런으로 홈런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최근 종아리 부상으로 경기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가끔 대타로 나오지만 타격 컨디션이 들쭉날쭉하다. 이달 들어선 홈런 2개에 그치고 있다. 홈런 2위 로사리오(한화)는 최근 기세를 올리며 33홈런으로 최정을 뒤쫓고 있다. 최정의 부상이 길어질 경우 홈런 타이틀은 로사리오에게 갈 수도 있다.

최정 SK 와이번스 선수.

최정 SK 와이번스 선수.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임창민(NC) 독주로 보였던 세이브 1위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임창민은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을 형성한 팀 성적에 힘입어 착실하게 세이브를 올리며 생애 첫 타이틀을 예고했다. 지난 6월까지도 21세이브로 이 부문 단독 1위였다. 그런데 구원왕 타이틀을 세 차례(2010, 13, 14년) 차지했던 손승락(롯데)이 후반 들어 치고 올라왔다. 임창민이 7~8월 6세이브를 추가하는데 그친 사이, 손승락은 18세이브를 수확했다. 현재 손승락이 30세이브, 임창민이 27세이브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