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명숙 판결, 잘못됐다?…野 “정권 잡았다고 과거 사법부 판결도 부정하는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비용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간 복역한 바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2년동안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으며, 한결같이 응원해 준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소회를 밝혔다. 우상조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새벽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비용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간 복역한 바있다. 이날 한 전 총리는 ‘2년동안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으며, 한결같이 응원해 준 수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소회를 밝혔다. 우상조 기자

야권은 23일 만기출소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정권을 잡았다고 과거 사법부 판결도 부정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한명숙, 기소ㆍ재판 다 잘못” 발언 맹비난… # “한 전 총리를 마치 독립투사인 것처럼 맞이해” # “정권 잡았다고 사법부 판결 자체 뒤엎는 것도 #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 “여당 지도부 언행에 동의 못한다”

이날 한 전 총리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년간의 수감 생활을 하다 이날 새벽 만기출소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기소도, 재판도 잘못된 억울한 옥살이였다”고 주장하며 사법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태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기소도 잘못됐고 재판도 잘못됐다. 기소독점주의의 폐단으로 사법 부정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사법부마저 때로 정권에 순응해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여권이 제기한 한 전 총리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하는 데에 일제히 반발했다.

이재만 한국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를 통해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정말 아연실색,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법부 판결을 송두리째 부정한 것이자 집권당 대표가 사법부 권위와 존엄을 정면으로 깔아뭉갠 것이다. 정권을 잡았다고 사법부 판결 자체를 뒤엎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최고위원은 또 문재인 대통령, 조국 민정수석, 문무일 검찰총장,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를 거명하며 “추 대표의 발언이 삼권분립을 부정하고 권력의 힘으로 사법부를 능멸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줄을 세우려는 부정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강효상 대변인은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 브리핑에서 “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출소한 한 전 총리를 마치 독립투사인 것처럼 맞이했다”며 “추 대표가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고 한 것은 법치주의와 헌법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불법정치자금 수령으로 유죄가 확정된 분에 대해 면죄부를 주고, 검찰과 사법부의 정당한 집행과 판결을 부정하는 발언들에 대해 회의에서 심각한 우려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추 대표의 발언을 두고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과거 정부의 사법부 판결까지 겨냥하는 것은 이분법적 사고의 전형이자 배격하고자 하는 구악 중의 구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혼란과 무질서를 부추기는 여당 대표의 퇴행적 인식을 비판하고 각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의원ㆍ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여당의 주장은) 한 전 총리는 잘못이 없는데 권력, 사법부 때문에 기소되고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라며 “여당 지도부 언행에 동의 못한다”고 반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만약 민주당 지도부 말이 사실이라면 국조를 통해서도 억울함을 밝혀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여당 지도부가 삼권 분립을 무시하고 대법원의 판결을 부정하는 것인 만큼 웃어넘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